불법 촬영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황의조(31, 노리치 시티)가 큰 문제 없이 소속팀 경기에 출전할 전망이다.
영국 '더 핑크 언'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다비트 바그너 노리치 감독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다가오는 26일 홈에서 열리는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와 2023-202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17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인터뷰 말미에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한 기자가 바그너 감독에게 "한국에서 일어난 황의조의 범죄 혐의 사실을 알고 있는가? 여전히 그를 팀에 합류시킬 계획인지?"라고 물은 것.
그러자 바그너 감독은 "솔직히 말하자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두 파악하기엔 내 정보가 부족하다. 결국엔 벤 내퍼 단장이 황의조, 그의 대리인들과 함께 상황에 대처할 것"이라며 "내가 판단하고 통제할 수 있는 건 경기장에서 본 그의 모습뿐"이라고 답했다.
황의조는 훈련도 정상적으로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너 감독은 "황의조는 팀과 함께할 것이다. 난 내가 직접 판단을 내리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없는 한 경기장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라며 "황의조는 돌아왔고, 훈련에 참여했다. 토요일(QPR전)에 출전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직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만큼, 일단은 황의조를 실력으로만 평가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최근 리그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던 만큼, QPR전에서도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풋볼 팬캐스트'는 황의조가 베스트 11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점쳤다. 대신 매체는 2001년생 공격수 아담 아이다의 선발 출전을 예상하면서 "바그너 감독은 최근 몇 주 동안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임대온 황의조를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엔 아이다가 스트라이커 포지션을 꿰차면서 큰 이득을 챙길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황의조는 전 연인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그는 최근 피의자로 전환돼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지난 5월 시작됐다. 한 인물이 자신이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주고 있다"라고 폭로했다. 동시에 그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올렸다.
황의조는 분실한 휴대전화를 통해 영상이 유출된 것 같다며 폭로 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반박했다. 또한 누군가에게 지속적으로 협박받았다며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논란은 갈수록 커졌다. 전 연인이 등장해 '합의된 영상 촬영'이었다던 황의조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 여기에 황의조의 친형수가 협박 및 사생활 영상 유포 혐의로 구속됐다고 전해지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황의조는 지난 21일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과 중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 교체 출전했다. 그는 후반 27분 조규성 대신 교체 투입됐고, 추가시간 포함 약 22분간 경기장을 누볐다.
득점 없이 경기를 마친 황의조는 경기 후에도 인터뷰를 거절하고 빠르게 믹스트존을 통과했다. 또한 전세기를 빌려 빠르게 귀국한 유럽파 동료들과 달리 홀로 광저우로 이동해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논란을 의식해 한국 땅을 밟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귀국 인터뷰에서 "황의조는 우리 선수다.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라며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득점을 올리면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길 바란다. 노리치에서도 컨디션을 잘 유지하라고 말해줬다"라고 밝혔다.
한편 황의조 사건은 노리치 현지에서도 뜨거운 이슈다. 지역 매체 '이스턴 데일리 프레스'는 "노리치 스타 황의조가 성 스캔들에 연루됐다. 그는 여성을 불법 촬영한 의혹을 받고 있지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팬들 역시 "필요 없다. 황의조를 다시 노팅엄으로 돌려보내라", "황의조 투입 계획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그는 출전하면 안 된다"라며 반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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