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불법촬영혐의로 피의자 신분 경찰조사를 받은 황의조(31, 노리치 시티)에 대해 국가대표 자격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황의조는 성관계를 나눈 당사자의 사전 동의없이 영상촬영을 한 혐의로 지난 18일 경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피해자는 황의조가 합의 없이 불법촬영을 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황의조는 지난 6월 그리스에서 활약할 당시 핸드폰을 분실해 영상이 유포됐으며, 성관계와 촬영 역시 피해자와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다.
황의조는 21일 중국 선전에서 경기를 마치고 현장에 있던 한국취재진과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는 중국에서 곧바로 영국으로 출국했다.
황의조 소속팀 노리치 시티도 사건을 파악하고 있다. 노리치 시티 구단 대변인은 “황의조가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임대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팀에서 계속 뛸 것이다. 구단은 현재 진행 중인 조사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형사소송의 피고인은 사법부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때까지 무고한 사람으로 추정된다. 황의조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나 본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아직 범죄여부가 성립되는 결정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황의조가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 합의하에 성관계 영상을 촬영했느냐가 범죄성립 여부의 핵심이다.
하지만 황의조는 도덕적으로는 이미 문제가 있다. 황의조가 여성과의 성관계 영상을 핸드폰에 저장하고 다녔다는 것은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롤모델이 돼야 할 프로선수와 국가대표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물론 황의조의 경기 외적인 사생활 영역에 대해 죄를 물을 수는 없다. 다만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있는 선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조사를 받은 상황에서 중국전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생활 논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명확하게 (범죄여부가) 결정되야 한다. 현재 진행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황의조를)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황의조를 출전시킨 이유를 밝혔다.
국가대표선수 품위유지의 조항에 따르면 '각급 대표팀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며,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성관계 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핸드폰에 지니고 다녔다는 행동만으로도 황의조는 국가대표로서 품위를 떨어뜨렸다. 적어도 범죄유무가 확실하게 밝혀지기 전까지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을 정지시킬 사유는 충분하다.
과거 장현수는 2018년 병역특례 봉사활동 실적을 허위로 제출한 의혹으로 축구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 안우진은 고교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폭로만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상실했다. 범죄사실이 드러나기 전 이미 국가대표로 뛸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번 황의조 사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유독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시안컵 엔트리는 1월에 제출해야 한다. 향후 황의조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판단으로 기소될 경우 파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