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프로팀이 맞나 싶을 정도의 처참한 경기력이다. 한국가스공사가 대기록 작성에 성공했다.
서울 삼성은 2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84-63으로 크게 이겼다. 8연패서 탈출한 9위 삼성(3승 10패)은 10연패에 빠진 최하위 한국가스공사(1승 12패)와 격차를 두 경기로 벌렸다.
그야말로 물러설 곳이 없는 '꼴찌대전'이었다. 10개 구단 중 ‘2최약’으로 분류되는 두 구단이 이길만한 상대는 상대방 밖에 없는 상황. 경기 전 삼성이 8연패, 한국가스공사가 9연패였다. 승리하는 팀은 반등할 수 있지만 패하는 팀은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우승후보 팀보다 더 절박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삼성은 46-21로 전반전을 크게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전반전 한국가스공사의 야투율이 21.6%, 3점슛이 11.1%(1/11)로 매우 저조했다. 프로구단이 맞나 싶을 정도의 처참한 경기력이었다. 반면 삼성은 전반전 야투율 60.6%로 평소보다 엄청난 호조를 보였다. 삼성이 전반전 25점이나 앞선 이유였다.
한국가스공사의 전반전 21점은 올 시즌 전반전 최소점이다. 한국가스공사의 2쿼터 4득점 역시 올 시즌 한 쿼터 최소점이다. 역대 전반전 최소점은 15점, 한 쿼터 최소점은 2점이었다.
한국가스공사 2쿼터 기록지를 보면 야투를 성공시킨 선수가 이대헌(1/4)과 앤드류 니콜슨(1/4) 단 두 명이었다. 21개의 야투 중 2개만 성공됐다. 신승민(0/1), 박지훈(0/1), 앤쏘니 모스(0/3), 벨란겔(0/3)의 슈팅은 모조리 빗나갔다. 한국가스공사는 2쿼터 단 하나의 자유투도 얻지 못했다.
슛은 쏴서 안 들어갈 수도 있다. 다만 선수들의 태도가 문제다. 특히 에이스 니콜슨은 코번이 공격리바운드를 장악할 때 아예 백코트도 하지 않고 구경만 했다. 코번의 슛이 성공되자 뒤늦게 골밑에 왔다. 니콜슨은 자기득점만 챙기며 수비는 방관했다. 이날 니콜슨은 공격마저 최악을 보이며 4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나마 한국가스공사의 경기력은 후반전에 나아졌다. 전반전 출전시간이 없었던 양재혁 등이 투지있게 뛰면서 추격을 개시했다. 한국가스공사는 한때 8점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양재혁은 4쿼터 중반 코번의 팔꿈치에 안면을 맞아 부상을 당했다.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다 생긴 사고였다. 이후 김시래(15점, 6어시스트)에게 연속득점을 허용한 한국가스공사는 결국 21점차로 무릎을 꿇었다.
이대헌이 27점, 벨란겔이 18점을 넣었지만 결코 웃을 수 없는 한국가스공사였다. 에이스 니콜슨은 4점에 그쳤다. 김낙현은 4분 13초만 뛰며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더욱 문제는 현재 한국가스공사 전력으로 이길 수 있는 팀이 한 팀도 없다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의 연패가 언제까지 길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