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없습니다.'
토트넘 홋스퍼가 15년 전 에이전트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3일(한국시간) "토트넘은 2008년 저메인 데포를 포츠머스로 이적시키면서 심각한 이적 규정을 어겼다는 혐의에 직면했다. 그들은 무자격 에이전트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건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토트넘은 지난 2008년 1월 공격수 저메인 데포를 포츠머스로 이적시키면서 이적료 750만 파운드(약 121억 원)를 챙겼다.
문제는 당시 이적 협상에 관여했던 인물이 무자격 신분 에이전트였다는 것. '타임스'에 따르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 해리 레드냅 포츠머스 감독, 그리고 데포 모두 협상 과정에서 면허가 없는 에이전트를 상대했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양 구단과 선수 본인 모두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것.
혐의는 문서로도 남아있다.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조사위원회는 2010년 1월 토마스가 데포의 이적 조건에 동의하도록 돕는 데 관여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토마스가 레비 회장과 레드냅 감독, 데포, 그리고 또 다른 에이전트 스튜어트 피터스에게 한 전화 내용은 데포가 그의 과거 에이전트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한 판결문에 자세히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FA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당시 FA는 데포의 포츠머스 이적을 둘러싼 비공개 청문회에서 웨스트햄과 토트넘에서 뛰었던 미첼 토마스가 중심인물로서 협상에 참여했다는 점을 알아냈다. 그는 자격 없이 에이전트로 활동하던 인물이었지만, FA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에이전트는 선수 이적 과정에 개입할 수 있지만, 정식 라이선스를 보유해야만 자격을 갖는다. 또한 공식 대리 계약을 체결해야만 하며 계약서에는 수수료를 포함한 세부 사항 등 '대리 활동과 관련된 당사자 간 모든 합의'가 명시돼야 한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5년이 흐른 지금 다시 문제가 불거진 것. 에이전트 규정 위반은 심각한 사안이다. 이를 어겼을 시에는 이적 금지와 승점 감점, 출장 정지, 강등 등 여러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같은 해였던 2008년 루턴 타운은 에이전트 규정 문제로 승점 10점을 잃었다.
FA도 재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FA 측은 "사건을 살펴보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중재 패널 판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과거 FA에서 일했던 직원을 인터뷰하려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A도 해당 사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한 모양새다. FA 대변인은 "15년 전 독립적인 중재 패널이 해당 사건을 심리했다. FA는 중재 당사자가 아니었다. 당시 FA와 얼마나 많은 정보가 공유됐는지는 불분명하며 징계 조치는 없었다. 만약 그 당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증거가 있고,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사실을 뜻하는 증거가 있다면 우리는 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토트넘의 규정 위반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토트넘 역시 중징계를 피하기 어렵다. 구단은 이적 금지나 승점 감점, 심지어는 강등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해당 에이전트와 선수 역시 경고나 벌금 혹은 활동 금지 등 여러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다만 15년이 지난 만큼, FA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현재 토트넘은 말을 아끼고 있다. '토크 스포츠'와 데일리 메일은 토트넘이 사건에 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반면 포츠머스는 "2008년 데포의 계약은 구단 소유권을 이전받기 전에 이뤄진 일이다. 관련자들은 이미 몇 년 전에 팀을 떠났다. 현재 보드진과 임원진들은 데포 협상과 관련된 어떤 것도 알지 못한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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