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역사상 최대 위기에 빠졌다. 월드컵 참가국이 48개로 늘어난 게 천만다행이다.
브라질은 지난 2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6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충격의 3연패다. 브라질은 처음으로 남미 예선에서 3연패 늪에 빠지며 승점 7점(2승 1무 3패)으로 6위에 머물렀다.
게다가 안방에서 당한 패배라 더욱 타격이 크다. 브라질이 남미 예선 도중 홈에서 패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브라질은 월드컵 예선 홈 경기에서 51승 13무를 기록하며 단 한 번도 패한 적 없었지만, 이번 패배로 64경기 연속 홈 무패 기록을 마감하게 됐다.
아무리 네이마르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부상으로 빠졌다지만, 브라질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브라질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도 있긴 했지만, 위협적인 장면 자체를 그리 많이 만들지 못했다.
결국 브라질은 후반 18분 니콜라스 오타멘디에게 코너킥 헤더 득점을 허용하며 무릎 꿇었다. 여기에 후반 36분 조엘린통이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브라질은 전반에만 3명이나 경고를 받는 등 경기 자체가 전체적으로 어수선했다.
감독 문제도 커 보인다. 브라질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8강 탈락한 뒤 치치 감독을 경질했다. 하지만 아직도 정식 감독을 선임하지 못하고, 페르난두 지니스 감독 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브라질은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원하고 있다. 다만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이 끝난 뒤에나 선임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행히 남미 예선 다음 경기는 내년 9월에 열리기에 시간은 충분하다.
특히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 게 다행이다. 월드컵은 지금까지 32개국이 본선에 진출해 4개씩 8조로 나뉘어 조별리그 일정을 치렀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48개국으로 늘어났다.
브라질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남미 예선은 10개 나라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카타르 월드컵까지는 4위 팀까지 본선에 직행, 5위 팀이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48개국 확대 덕분에 월드컵 티켓이 2장이나 늘어났다. 이젠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6위에까지 돌아가고, 7위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이전 같았다면 6위까지 처져 있는 브라질이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컸다. 무려 5번(1958년, 1962년, 1970년, 1994년, 2002년)이나 월드컵을 제패한 최다 우승국 브라질. 그들이 월드컵 참가국 확대의 수혜자가 되리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남미 축구 전문가 팀 비커리는 "조직력이 부족하다. 브라질이 예선에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만약 이번 대회가 평소 같은 월드컵이었다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다행히도 이번 대회에는 48개 팀이 참가한다. 그래서 위험에 처해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도 "브라질 대표팀은 확실히 조금 엉망이다. 하지만 아직 심각한 위기까지는 아니다. 다음 월드컵 예선이 열릴 때쯤엔 새로운 사령탑이 부임할 것이 거의 확신한다. 히샬리송과 비니시우스도 돌아올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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