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파운드(약 162억 원) 돌려주세요.'
뱅자맹 멘디(29, FC 로리앙)가 전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
영국 '가디언'은 21일(한국시간) "멘디는 최대 1000만 파운드에 달하는 수입이 손실됐다며 맨시티에 소송을 걸었다. 그는 받지 못한 임금을 회수하고자 이전 구단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했다"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국가대표 수비수였던 멘디는 지난 2017년 큰 기대 속에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모나코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그는 맨시티의 새로운 주전 왼쪽 풀백이 되어주리라 기대받았다. 이적료만 무려 옵션 포함 5200만 파운드(약 845억 원)에 달했다.
맨시티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멘디는 장점이라던 공격력도 그리 날카롭지 않았고, 아쉬운 수비력으로 구멍이 되곤 했다. 몸값에 걸맞은 활약은 절대 아니었다.
트로피는 많이 들어 올렸다. 맨시티는 멘디와 함께 2017-2018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3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했고, 2018-2019시즌엔 FA컵도 우승했다. EFL컵 우승 트로피는 무려 4번이나 거머쥐었다.
물론 멘디의 공은 크지 않았다. 그는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으나 맨시티에서는 애물단지일 뿐이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멘디는 2021년 갑작스레 성폭행 혐의로 런던 경찰에 체포됐다. 심지어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 수감 후 추가 혐의가 드러나며 멘디는 총 7건으로 재판을 받았다. 이에 맨시티는 곧바로 그를 구단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결과는 반전이었다. 멘디는 약 2년 가까이 걸린 긴 법정 공방 끝에 모든 혐의를 벗었다. 그는 지난 7월 7건의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고, 눈물 흘리며 법정을 떠났다. 배심원들은 강간과 강간 미수 두 가지 혐의에 대해 재심을 촉구했지만, 결과는 무죄 판결이었다.
멘디는 축구계 복귀에도 성공했다. 그는 2021년 8월 이후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지난여름 프랑스 리그 1 로리앙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 맨시티와는 지난 6월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됐기에 자유 계약(FA) 신분으로 프랑스 무대에 돌아갈 수 있었다. 멘디는 올 시즌 로리앙에서 교체로만 3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멘디는 재정난으로 문제를 겪고 있다. 지난 2년간 세금을 제대로 내지 못했기 때문. 영국 과세관청(HMRC)에 따르면 멘디는 80만 파운드(약 13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체납 중이며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HMRC는 지난달 4일 멘디에게 파산 명령을 요청했다. 멘디의 대리인은 "그는 생각보다 빨리 세금을 납부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당황하고 있다. 그는 '최대한 빨리 지불하고 싶다. 내가 문제에 처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라며 연기를 요청했다. HMRC도 밀린 급여를 받거나 재산을 팔아 갚을 수 있도록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멘디는 자신이 죄가 없었던 만큼 그간 맨시티가 지불하지 않았던 임금을 받아내겠다는 생각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멘디 측은 "맨시티는 무단으로 멘디의 임금을 수백만 파운드나 공제했다. 그들은 2021년 9월부터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이는 고용 재판소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멘디 측이 요구하는 액수는 900만 파운드(약 146억 원)에서 1000만 파운드 사이로 알려졌다. 멘디의 회계사는 이를 받아내고자 맨시티와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실패했고, 사건은 결국 고용 재판소로 넘어갔다. 영국 'BBC'에 따르면 맨시티는 공식 입장을 내놓길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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