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에 일격을 당한 프랑스 21세 이하(U-21) 축구대표팀이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떠안았다.
‘아스날 전설’ 티에리 앙리(46)가 사령탑으로 있는 프랑스 U-21 대표팀은 지난 21일 프랑스 르아브르 스타드 오세안에서 열린 홈 평가전에서 황선홍 감독의 22세 이하(U-22) 대표팀에 0-3으로 대패했다.
지난 10월 막을 내린 2022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목표를 달성해 대회 최초 ‘3연패’ 새역사를 세운 황선홍 감독은 '강호' 프랑스까지 잡았다.
상대는 1살 어린 선수들이었지만 프랑스 원정이었기에 경기 전 한국의 대승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3골이나 뽑아내는 화력을 자랑하며 황선홍호는 프랑스를 상대로 무실점 3골 차 승리를 거뒀다.
한국의 첫 번째 골은 후반 25분에 나왔다. 주인공은 정상빈. 그는 아크 부근, 골대와 다소 먼 거리의 프리킥 키커로 나서 ‘대포알 슈팅’으로 프랑스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가 손을 뻗어봤지만 공은 골문 안 구석에 꽂힌 뒤였다.
추가골도 정상빈 발끝에서 터졌다. 후반 33분 그는 왼쪽에서 올라오는 낮고 빠른 크로스에 발을 갖다 대 멀티골을 완성했다. 한국 해설진은 프랑스를 상대로 황선홍호가 두 골 차로 앞서 나가자 “대단한 이변”이라고 놀라워했다.
후반 45분 한국의 쐐기골이 터졌다. 상대 골키퍼가 제대로 볼처리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홍윤상(포항 스틸러스)이 회심의 슈팅으로 프랑스의 추격 동력을 완전히 꺾어버리는 득점을 올렸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
프랑스 매체 ‘프렌치 풋볼 위클리’에 따르면 경기 후 앙리 감독은 “끔찍했던 경기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골을 우스꽝스럽게 내줬다”면서 “그렇게 (한국선수들이) 크로스하게 놔두다니”라며 분노했다.
이어 “우리가 많은 기회를 만들었는데, 그것을 놓치면 상대팀이 우리를 처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만든다. (정상빈의)프리킥 골은 아름다웠지만 나머지 두 골은 피할 수 있었다”며 3골 차 패배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아직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8월 앙리는 프랑스 U-21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후 그는 슬로베니아전(4-1), 키프로스전(9-0) 등 포함 3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지난 11월 18일 오스트리아와의 유로 2025 U-21 예선에서 0-2로 패한 데 이어 한국에도 무릎을 꿇었다.
23일 ‘아스날 인사이더’는 “프랑스가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무득점 연패한 것은 21세기 들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황선홍호는 웃었지만 앙리는 결과도 챙기지 못하고 설상가상 좋지 못한 기록도 세웠다. /jinju217@osen.co.kr
[사진] 티에리 앙리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