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의 태세전환이 하루만에 이뤄졌다. 그리고 나온 발언은 "한국, 월드컵 4강 가능하다"였다.
중국은 21일 중국 선전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서 한국에 0-3으로 패했다.
태국과 조별리그 첫 경기서 2-1로 승리한 중국은 한국과 홈 경기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패했다.
경기 전부터 중국은 ‘월드클래스’ 손흥민을 막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손흥민의 세계적인 실력은 인정하면서도 “팀으로서 막으면 못 막을 선수는 아니다. 최선을 다해 막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경기 전날 최종훈련을 철저한 비공개로 치르는 등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언론도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이 한국을 상대로 3백을 쓸지 5백을 쓸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전 포메이션은 철저한 기밀사항”이라고 소란을 떨었다.
사실 기량 자체가 떨어지는 중국은 포메이션이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다. 손흥민을 지나치게 의식한 중국은 결국 스스로 무너졌다. 예상대로 중국은 손흥민에게 노골적인 파울을 범했고, 손흥민의 공을 뺏을 때마다 중국 관중들이 환호했다.
한국은 실력으로 중국을 잠재웠다. 전반 9분 황희찬이 공을 잡고 드리블한 후 박스로 침투하는 조규성을 향해 패스했다. 조규성을 덮쳤던 주천제는 중국 골키퍼 옌쥔링과 엉키면서 넘어졌다. 다시 황희찬이 재차 달려드는 장면에서 이미 넘어진 주천제의 뒷발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 킥을 선언했다.
한편의 코미디였다. 우왕좌왕한 중국이 스스로 무너진 장면이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오른발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의 A매치 40번째 골이었다. 손흥민은 ‘쉿 세리머니’를 시전하며 4만여 중국 홈팬들을 일순간 침묵에 빠뜨렸다.
상승세를 탄 손흥민은 전반 45분 이강인이 왼발로 올린 코너킥을 헤더로 방향을 바꿔 멀티골을 뽑았다. 손흥민은 최종훈련을 마치고 “중국이 숨도 못 쉬도록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던 약속을 그대로 지켰다. ‘월드클래스’ 손흥민을 막기에 중국은 너무나도 부족했다.
김민재는 “당시 뛰었던 선수들과 연락도 하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도 속해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중국기자들은 김민재로 인해서 중국선수들의 정보가 누출될 것을 우려했다. 그리고 얀코비치 감독은 김민재와 함께 뛰었던 선수들을 모두 선발서 제외했다.
이날 중국은 포백으로 나섰다. 여기에 중원과 수비에서 베이징 선수들이 모두 제외됐다. 먼저 장위닝과 가오텐이 같이 비주전급 선수들은 당연히 제외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중국 대표팀은 한국전 라인업서 여기에 지난 태국전서 풀타임을 소화한 좌측 윙백 리레이와 중원의 중심 귀화 선수 니커(니코 예나레스)를 제외했다. 명단에 든 베이징 선수 4명이 모두 빠지면서 진짜로 김민재로 인한 정보 유출 차단에 나섰다.
오히려 중국에 문제가 생겼다. 주전들을 빼면서까지 경계했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실력차였다. 김민재와 몸싸움서 이겨낸 중국 선수는 없었다. 속절없이 무너졌다.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서 손흥민을 막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 했던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중국 감독은 경기 후 "경기를 앞두고 한국 선수들이 정말 강하고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라고 밝혔다"면서 "앞으로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오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그런 팀을 상대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모두 세트피스로 무너졌다. 90분 동안 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는데 무너졌다. 지금은 한국에 축하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다시 만나야 할 상대"라고 전했다.
완벽한 태세전환이다. FIFA랭킹 117위 태국을 상대로 선제골 허용 후 역전승을 거두며 손흥민을 상대로 태국전에 보였던 수비로 막겠다고 말한 것과는 다른 발언이었다.
얀코비치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우리에게는 훌륭한 수비 시스템이 있다. 손흥민과 한국 공격진을 상대로 태국전 후반처럼 하면 된다"라는 발언을 내놓았다.
결국 얀코비치 감독은 완패를 인정했다. 하지만 얀코비치 감독은 여전히 부담이 크다. 가뜩이나 힘겨운 상대인 한국과 원정에서 만나야 한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