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 6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뤄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 중국 선전의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중국과 맞대결을 펼쳐 3-0으로 완승했다.
경기 전부터 중국은 '월드클래스' 손흥민을 막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손흥민의 세계적인 실력은 인정하면서도 "팀으로서 막으면 못 막을 선수는 아니다. 최선을 다해 막겠다"라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이 경기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선발로 출전한 손흥민은 그야말로 중국을 휘저었다.
손흥민은 전반 11분 앞서 황희찬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깔끔하게 득점으로 연결했고 '쉿' 세레머니를 펼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줄곧 득점 찬스를 만들며 중국을 위협하던 한국은 전반 45분 다시 득점을 추가했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린 크로스를 손흥민이 잘라 들어가며 완벽한 헤더로 득점을 만들었다.
후반전에도 날쌘 움직임을 보인 손흥민은 후반 42분 정승현의 골을 도우며 2골 1도움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한국은 최근 치른 A매치 6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마쳤다. 지난 9월 맞붙어 0-0 무승부를 거둔 웨일스전 이후로 치른 5경기에서는 무려 19득점 0실점이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전 1-0 승리를 시작으로 튀니지에 4-0, 베트남에 6-0 대승을 거뒀다. 이번 싱가포르전엔 5골을 넣었고 중국은 3-0으로 물리쳤다.
올해 초 파울루 벤투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근무 태도와 관련해 끊임없이 잡음을 내왔다. 한국에 상주하지 않고 해외 개인 업무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외국 방송사에 출연해 해리 케인, 리오넬 메시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당연히 팬들은 우려했다.
그러나 우선 클린스만호는 궤도에 오른 모양이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들을 상대했지만, 다득점 무실점 승리는 고무적이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이 크게 올랐다는 것도 사실이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에서 8골, 6골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 3위, 6위에 올라 있으며 김민재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우뚝 섰다. 이강인은 프랑스의 '맹주'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제 클린스만 감독은 진정한 시험대인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를 앞두고 있다. 내년 1월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은 무려 62년 동안 우승이 없다. 과연 물오른 발끝 감각을 자랑하는 태극전사들을 데리고 클린스만 감독이 우승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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