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선수보다 뛰어난 공격수가 즐비한 중국은 어떤 팀일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 중국 선전의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손흥민의 멀티골이 터져 홈팀 중국을 3-0으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한국은 조 선두로 올라섰다. 중국은 1승 1패로 2위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경기서 승점 6(8득점 무실점)의 기록으로 조 1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시간 1차전서 패한 태국이 싱가포르를 3-1로 제압하면서 중국과 승점서 동률(1승 1패)이나 득실(태국 +2, 중국 +1)에서 앞서 2위로 올라섰다.
경기 전 중국의 호언장담이 무색한 경기였다. 태국전 승리(2-1 역전승) 이후 기고만장한 중국 축구계는 이 경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발언을 남겼다. 특히 재밌던 발언은 손흥민에 대한 평가들이었다.
과거 중국 A대표팀서 9경기를 소화한 우측 측면 수비수 자오밍젠은 "사실 손흥민은 그렇게 무서운 선수가 아니다. 중국 수비수들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라면서 "아마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PL) 공격수지만 중국 공격수 막는 것만큼 어렵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손흥민보다 중국 공격수가 어렵다고 주장한 자오밍젠은 "우리 수비수들은 차오 윤딩, 유 한차오, 마오 지안큉을 막던 선수들이다. 손흥민은 저 선수에 비해 쉽게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하느니 못하는 말이 됐다. 전반 11분 한국은 황희찬이 중국 수비수 주천제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주장 손흥민은 야유에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골을 넣은 뒤 골대 뒤에 있던 중국팬들을 향해 검지 손가락으로 입을 막았다. ‘쉿’ 조용히 하라는 움직임이었다. 중국 관중들은 손흥민 세리먼니에 충격이라도 빠진듯 잠시 침묵하다 더 거쎈 야유를 이어갔다.
손흥민의 활약은 그치지 않았다. 전반 추가골도 손흥민이 터트렸다. 전반 45분 손흥민은 자신이 만든 코너킥 상황에서 골을 넣었다. 이강인이 문전으로 연결한 낮은 코너킥을 손흥민이 헤더 슈팅으로 득점했다. 손흥민의 헤더는 지난 2022년 9월 카메룬전 이후 1년 2개월만에 있는 일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후반 42분 손흥민은 프리킥 상황에서 칼날 같이 올린 크로스로 정승현의 프리 헤더 골을 이끌었다. 중국 선수들이 전혀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강력하게 크로스가 올라오면서 1도움을 추가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중국 원정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참교육을 실천했다.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손흥민은 자신과 중국 공격수를 비교한 사람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말 그대로 가벼운 입이 화를 불러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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