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정보 유출을 경계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 중국 선전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서 중국과 맞대결을 펼친다.
경기를 앞두고 대한축구협회(KFA)는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한국은 4-1-4-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조규성이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리고 황희찬-황인범-손흥민-이강인이 공격 2선에 선다. 박용우가 홀로 포백 라인을 보호하고 이기제-김민재-정승현-김태환이 포백을 꾸린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킨다.
한국은 1차전에서 싱가포르를 5-0으로 기분 좋게 꺾었다. 중국은 태국에 2-1로 역전승을 거둬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국에 이어 조 2위를 노리고 있는 중국은 난적 태국을 꺾으면서 다시 중국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오르고 있다.
중국은 지난 17일 태국과 치른 1차전에서 2-1로 역전승,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 승리로 중국은 얻은 게 많다. C조의 강력한 2위 경쟁자인 태국을 원정에서 잡으면서 3차 예선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선수단 내 자신감과 사기도 치솟았고 중국 팬들의 축구대표팀을 향한 관심도 모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중국은 한국과 친선전까지 총 45번 맞붙은 '숙적'이다. 그러나 라이벌은 아니었다. 전적 전문 사이트 '11v11'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과 맞붙어 27승 12무 6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6패 중 4번의 패배는 1986년 이전에 당한 패배다.
한국은 2017년 3월 열렸던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6차전 이후 6년 만에 중국 원정에 나선다.
6년 동안 한국 축구는 꾸준히 발전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유망주였던 이강인은 프랑스 '거함' 파리 생제르맹(PSG)의 '최고 인기' 선수가 됐다. 김민재는 SSC 나폴리의 우승을 이끌며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떠올랐다.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고다. 지난 9월 웨일스와 맞대결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것을 끝으로 연승 행진을 내달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1-0으로 승리했고 튀니지에 4-0, 베트남에 6-0 대승을 거뒀다. 이번 싱가포르전엔 5골을 넣으면서 최근 5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달리고 있으며 16골을 넣었다.
그러나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지난 2017년 중국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배했기 때문이다. 이는 아직도 '창사 참사'라는 이름으로 축구 팬들에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찝찝한 경기로 남아 있다.
결전을 하루 앞두고 공식기자회견이 개최됐다. 클린스만 감독과 김민재가 출석했다. 주최측은 중국기자들에게 대부분 질문권을 줬다. 현장에 한국기자들도 많았지만 한국선수에게 질문할 기회도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중국기자들의 관심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뛰었던 김민재에게 집중됐다. 한 중국기자가 김민재가 베이징 선수들과 아직도 연락하는지 질문했다.
김민재는 “당시 뛰었던 선수들과 연락도 하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도 속해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중국기자들은 김민재로 인해서 중국선수들의 정보가 누출될 것을 우려했다.
현재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중국대표팀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 등 한국선수들을 막기 위해 3백을 쓸지 5백을 쓸지 고민 중이다. 중국은 마지막 훈련을 완전 비공개로 치렀다. 혹시라도 포메이션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사커 차이나’는 “역습에서 우레이의 스피드와 개인기는 승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중국대표팀은 최종훈련을 완전 비공개로 진행했다. 한국전 어떤 포메이션으로 나설지 얀코비치가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중국은 마지막까지 포메이션을 비밀로 할 것”이라며 한국전 승리를 기대했다.
이어 “슈퍼리그에서 뛰었던 김민재가 중국선수 정보를 누출할 수 있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실제로 명단이 공개되자 중국 언론과 대표팀이 진짜 김민재의 정보 누출을 경계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날 중국은 포백으로 나섰다. 여기에 중원과 수비에서 베이징 선수들이 모두 제외됐다. 먼저 장위닝과 가오텐이 같이 비주전급 선수들은 당연히 제외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중국 대표팀은 한국전 라인업서 여기에 지난 태국전서 풀타임을 소화한 좌측 윙백 리레이와 중원의 중심 귀화 선수 니커(니코 예나레스)를 제외했다. 명단에 든 베이징 선수 4명이 모두 빠지면서 진짜로 김민재로 인한 정보 유출 차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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