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31, 산둥 타이산)가 6개월째 구금돼 있는 중국에서 동료들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 센터에서 개최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라운드’에서 중국대표팀을 상대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의 절대 우세다. 한국은 A매치와 친선전을 모두 합쳐 중국전 통산 27승12무6패를 달리고 있다. A매치만 따지면 한국이 17승12무1패로 더욱 압도적이다.
한국의 유일한 패배는 지난 2017년 ‘창사 참사’다. 당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한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6차전’에서 중국에게 0-1로 패했다. 한국축구 역사상 중국원정 첫 패배로 충격파가 컸다. 손흥민은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했다. 당시 패배로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압박에 시달렸다. 이번 선전 원정은 ‘창사 참사’의 아픔을 갚는다는 의미도 있다.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또 있다. 카타르 월드컵을 함께 뛰었던 동료 손준호가 무려 6개월째 중국에 구금돼 있기 때문이다.
손준호는 지난 5월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가족들과 귀국하려다 강제 연행당했다. 손준호는 비국가공작인원 수뢰 혐의로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형사 구류(임시 구속) 기한이 만료되자 6월 18일자로 구속수사로 전환됐다. 구속 수사는 최장 7개월까지 가능하다. 손준호는 이미 6개월 넘는 시간을 구금돼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5월 16일 당시 손준호가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는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손준호 석방을 위해 대한축구협회와 박진 외교부 장관까지 나섰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 중국 측에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손준호가 재판을 언제 받을지도 알 수 없다. 만에 하나 유죄가 나올 경우 형량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박 장관은 지난 9월 "손 선수와 관련해 (구금이) 3개월 이상 지났다.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외교부가 재외국민 보호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사 조력, 변호인 접견을 할 수 있도록 협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2개월이 더 지났지만 뚜렷하게 진전된 결과가 없는 상황이다.
대표팀에는 손준호와 동갑내기인 ‘92라인’이 있다. 손흥민, 김진수, 이재성, 황의조가 모두 92년생이다. 이들은 대표팀에서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 손준호가 구금돼 있고 연락도 할 수 없어 매우 답답하다. 고참선수들도 걱정이 크다. 중국에서 중국대표팀과 경기를 하기에 손준호에 대한 생각이 더 클 수밖에 없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