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웃 스타’가 인수한 영국 4부리그팀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웨일스 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 렉섬에 연고를 둔 렉섬AFC는 무려 1864년에 창단돼 현존하는 프로축구팀 중 세 번째로 오래된 구단이다.
하지만 역사에 비해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90년대 FA컵에서 웨스트햄 등 프리미어리그 강팀을 이기는 ‘자이언트 킬링’으로 유명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영화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는 지난 2020년 11월 또 다른 미국배우 롭 맥엘헤니와 함께 당시 영국 5부리그에 있던 렉섬 AFC를 인수했다. 레이놀즈는 마치 영화를 홍보하듯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스폰서도 지역기업을 겨우 구했던 팀이 틱톡, 익스피디아,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 HP, 비자 등 글로벌 대기업을 후원사로 잡았다. ‘헐리웃 배우’가 구단주인 효과를 톡톡히 활용한 셈이다.
그 결과 팬들도 많이 오고 구단 성적도 수직상승했다. 렉섬은 2022-23시즌 5부리그 내셔널리그 우승컵을 차지해 4부리그인 ‘리그2’로 승격했다. 올 시즌 리그2에서도 렉섬은 4위를 달리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 시즌 만에 또 다시 3부리그 ‘리그1’으로 승격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1만 500명을 수용하는 홈구장은 연일 만원사례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렉섬은 티격가격을 두고 다른 구단과 신경전을 펼쳤다. 렉셤은 지난 19일 7위팀 어크링턴 스탠리에게 0-2로 졌다. 어크링턴은 “앞으로 홈경기 티켓을 5파운드(약 8천 원)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렉섬은 보란듯이 SNS에 “우리 팀은 홈경기 입장권을 5파운드 깎아주겠다. 팬들에게 혜택을 돌려주겠다”고 선언했다. 노골적으로 어크링턴의 행위를 비판한 것이다. 축구팬들은 렉섬의 정책에 환호했다.
화가 난 어크링턴 앤디 홀트 회장은 “가격이 이미 상승하고 있는데 렉섬이 멍청한 짓을 했다. 시기를 잘못 맞췄다”고 비난했다. 프로팀들이 나란히 가격을 올려줘야 하는 마당에 렉섬이 훼방을 놓았다는 것이다.
어크링턴은 “구단이 더 많은 경기에 참가하면서 경찰인력을 더 늘리고 원정경기 거리가 늘어나 더 많은 비용이 발생했다. 티켓상승은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팬들은 렉섬을 더 지지하는 상황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