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는 정반대 철학이다. 일본대표팀은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일본은 16일 스이타 파나소닉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라운드’에서 미얀마를 5-0으로 대파했다.
일본의 미얀마전 승리가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점수차에 있지 않다. 10월 튀니지전과 비교하면 베스트11 중 무려 10명이 바뀌었다. 후루하시 쿄고(셀틱),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이토 준야(랭스), 토미야스 다케히로(아스날), 엔도 와타루(리버풀),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 등 일본을 대표하는 해외파 스타들이 부상 등의 이유로 애초에 소집되지 못하거나 미얀마전 컨디션 난조로 출전하지 않았다.
주전급 전력이 많이 빠진 상황에서도 대체선수들이 무리 없이 공백을 메웠다. 아니다. 따로 주전을 정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미얀마전 뛴 선수들의 경기력도 훌륭했다. 일본 특유의 패스위주 축구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했다. 특정선수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일본은 10월 소집멤버 중 세 명이 일찌감치 부상으로 빠졌다. 나카무라 케이토는 캐나다전 발목부상으로 한 달 이상 쉬어야 한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11월 예비멤버 3명을 더해 26명을 선발한 이유다. 이후에도 미토마 가오루, 후루하시 쿄고 등 소속팀에서 다친 선수가 5명이 더 나왔다.
일본은 26명의 선수 중 무려 21명이 해외파일 정도로 선수층이 깊다. 특정 선수가 나오지 않아도 다른 선수가 충분히 메울 수 있는 환경이다. 구보, 후루하시, 모리야스 등 핵심전력들이 다쳤음에도 대체선수가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현재 컨디션을 근거로 베스트11을 짰다. 어떤 선수가 나와도 이길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축구를 똑같이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스타일은 정반대다. 일찌감치 주전들과 핵심선수들을 정해 놓고 많이 의존하는 스타일이다. 한국은 10월 소집과 11월 소집에서 경기력에 거의 영향이 없는 세 번째 골키퍼 송범근만 교체했고 나머지 22명이 똑같았다. 일찌감치 아시안컵에 나설 핵심전력이 확정된 분위기다. 현재 K리그에서 폼이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클린스만의 눈에는 들지 못했다.
한국대표팀의 해외파 비중이 높은 것은 일본과 같다. 다만 클린스만은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은 별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소속팀에서 컨디션 난조로 출전시간이 적은 선수가 대표팀에 붙박이로 뽑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