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몇 해 전부터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올해는 할머니 모시면서 휴식을 하려고 했어요. 한데 생각해보니 올해 '롤드컵'이 한국에서 열리는 거에요."(양대인 감독).
스위스 스테이지 첫 날 NRG를 꺾고 첫 승을 올리던 순간 양대인 웨이보 감독은 여담으로 자신의 꿈 두가지를 모두 밝혔다. 그로부터 정확히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난 현재, 그는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룰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웨이보는 1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지는 '2023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 T1과 경기에서 대망의 우승컵을 노린다.
사실 이번 롤드컵에서 LPL이 초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것은 예상됐지만 4번 시드 자격으로 참가한 웨이보 게이밍이 결승까지 올라올 것이라 점찍은 사람은 거의 없다. 서머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양대인 감독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양대인 감독은 국제 대회에서 이미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 선수들을 하나로 모아, 지난해 디알엑스가 4번 시드의 기적을 일궈냈던 것 처럼 '언더독'의 반란을 이어가 기어코 LPL 리그의 마지막 생존 팀이 됐다.
양대인 감독은 2020년 담원 게이밍 코치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듬해에는 전력분석관 자력으로 담원의 2021 롤드컵 준우승에 일조했다. 2022년 담원 기아의 감독으로 8강에 올라갔던 양 감독은 올해 웨이보 게이밍의 사령탑 자격으로 결승까지 진출했다.
지난 달 19일 NRG전 승리로 이번 대회 첫 승을 올릴 당시 양대인 감독은 OSEN에 "지도자를 하면서 목표를 세운게 있다. LCK에서 롤드컵 우승을 한 다음, 다른 리그에서도 롤드컵을 들어보고 싶었다. 아직 첫 경기를 했기에 '자신 있다'는 말을 하기는 힘들지만, 언젠가는 그 꿈을 이뤄내고 싶다"며 지도자로서 꿈을 밝힌 바 있다.
덧붙여 양 감독은 "하나를 더 이야기하지만,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할머니가 몇 년 전부터 편찮으셨다. 최근들어 좋아지셨지만,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정말 큰 일이었다. 집안 자체가 대가족 문화라 올해 휴식을 하려고 했던 것도 할머니를 자주 찾아뵙고, 같이 모시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했음이었다. LPL에서 받은 제안도 처음에는 그래서 거절했다. 하지만 돌아보니 올해 대회를 한국에서 하는 것 아닌가. 큰 무대에서 할머니를 모시고 싶은 마음이 돌연 들어 제안을 수락하게 됐다. 건강상 이유로 서울(고척돔)에서 하는 경기까지 모실지 모르지만 말이다. 자랑스러운 손주가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자신의 개인적인 바람까지 전했다.
대회 초반 조심스럽게 말했던 자신의 목표에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양대인 감독. 그의 꿈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scrap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