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논란에도 ‘괴물’은 끄떡없다. 김민재(27, 뮌헨)가 오랜만에 중국에 간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 센터에서 개최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라운드’에서 중국대표팀을 상대한다.
한국은 지난 16일 서울에서 싱가포르를 5-0으로 완파했다. 조규성, 황희찬, 손흥민, 황의조, 이강인이 나란히 골맛을 봤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A매치 5연승을 노린다.
한국대표팀은 서울 소재 호텔에 소집됐고, 목동구장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18일 오픈트레이닝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팬들이 몰려 대표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다. 선수들도 화끈한 팬서비스로 화답했다. 마치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칼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유독 김민재 혼자서 반바지를 입고 훈련하는 왕성한 체력을 과시했다. 다른 선수들이 방한용품으로 온몸을 꽁꽁 싸맨 것과 대조적이었다. 김민재는 싱가포르전 풀타임을 뛰면서 무실점 대승에 기여했다. 피곤한 기색은 없는 듯 보였다.
소속팀에서 돌아온 유럽파 선수들은 장거리 이동으로 피로한 몸을 이끌고 대표팀에서 뛰는 상황이다. 익숙한 파주NFC를 떠나 호텔에서 지내고 추운 날씨까지 겹쳐 훈련도 쉽지 않다. 하지만 선수들은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진출을 위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 중 김민재의 혹사논란이 거세다. 뮌헨에서 1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고 온 김민재다. 한국까지 장거리 이동을 해서 쉴 틈 없이 다시 대표팀 수비의 핵으로 풀타임 출전이 확정적이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뮌헨 단장은 “김민재는 지난 몇 달 동안 모든 경기에서 90분 이상을 뛰었다. 심지어 한국대표팀에서도 그랬다. 그는 너무 지쳤고 한계에 달했다. 그도 인간이라 집중력을 잃었다”며 김민재 혹사를 인정했다.
한국대표팀 장거리 소집도 김민재에게 부담이다. 독일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서울에서 싱가포르전을 치르고 2000km 떨어진 중국전에 임한다. 몇 시간 뒤 그는 독일 쾰른으로 돌아와 경기를 치러야 한다. 모든 이동거리를 더하면 2만 km가 넘는다”고 걱정했다.
유럽선수들은 대표팀에서도 이동거리가 길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 가까운 중국으로 가는데도 2천km를 날아가야 한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베이징 궈안에서 뛰었던 김민재는 오랜만에 중국에 간다.
정작 클린스만은 ‘김민재 혹사논란’에 대해 전혀 걱정이 없는 눈치다. 그는 “김민재도 피곤하거나 쉬고 싶지 않고, 뛰고 싶어 할 것이다. 독일에서도 (김민재 혹사논란) 기사를 써야 하다 보니 그렇게 쓴 것 같다. (김민재는) 뛸 준비가 돼 있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싱가포르전에서 후반전 한국이 3-0으로 이기는 상황에서 클린스만은 공격수와 미드필드만 5명을 조기에 교체했다. 손흥민과 김민재는 자동으로 풀타임 출전이 확정됐다. 이후 손흥민이 무릎에 태클을 당해 넘어지는 돌발상황이 생겼다. 교체카드 5명을 모두 소진한 클린스만은 손흥민의 고통에도 손놓고 있었다.
혹사논란에 대해 김민재는 “못 뛰는 것 보다 뛰는 게 낫다. 또 집중력이 어떻게 하면 좋아질 수 있는지 혹은 깨지지 않을지에 대해 잘 노력하고 있다. 관리를 잘 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전에서 가장 경계하는 상황도 부상이다. 중국은 과거 황선홍부터 최근 엄원상까지 한국선수들을 위험한 플레이로 다치게 했던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어차피 중국도 실력으로 안되는 것을 알지만 홈팬들 앞에서 체면이 있어 거칠게 나올 수 있다.
벌써부터 축구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이 중국전에서도 대표팀 선수들을 아껴 쓰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김민재는 이번에도 풀타임 출전이 확정적이다. 팬들은 그가 부상 없이 무사히 경기를 마치기만 바라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