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안 음바페(24, 파리 생제르맹)가 언론에 나서 '월드컵 우승 경력 추가' 리오넬 메시(36, 인터 마이애미)의 발롱도르 수상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킬리안 음바페는 18일(한국시간) 프랑스와 지브롤터의 유로 2024 예선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 회견에서 리오넬 메시의 발롱도르 수상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고 인정했다. 그는 "나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잘하긴 했는데 월드컵 우승에는 절대 못 이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은 2023 발롱도르 시상식을 개최했다. 수상자로 메시가 호명됐다.
1956년 시작된 발롱도르는 한 해 동안 최고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진다. 축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발롱도르는 2022년부터 시즌제로 바뀌었다. 평가 기준으로는 개인 성과가 가장 중요하며 소속팀 성과, 선수 클래스, 페어플레이가 그다음이다.
발롱도르를 수상한 메시는 2022-2023시즌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였다. 그는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5년, 2019년, 2021년에 이어 2023년 또 한 번 발롱도르를 거머쥐며 역대 2위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5회)를 한 발짝 더 따돌렸다.
지난해 트레블을 달성한 홀란도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승자는 메시였다.
발롱도르 개최날 독일 매체 ‘키커’는 “메시가 또 한 번 해냈다”면서 “메시의 조국 아르헨티나가 마침내 작년에 월드컵 우승을 했단 것이 홀란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홀란이 메시에 밀려 상을 받지 못한 이유를 추측했다.
그러면서 “홀란은 수많은 골과 타이틀(3관왕)만으론 수상하기 여의치 않았던 것 같다”며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은) 홀란은 데뷔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11경기에서 12골,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5경기에서 36골을 터트리며 팀의 3관왕을 도왔다. 23세 홀란이 발롱도르를 수상하기 충분한 듯 보였다. 하지만 투표에서 메시의 월드컵 우승이 더 큰 가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매체의 말대로 홀란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6골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12골을 넣었다. 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3골, 카라바오컵에서는 1골을 기록하며 공식전 53경기에서 52골을 퍼부었다.
홀란은 맨시티의 2022-2023시즌 ‘트레블’ 주역이다. 프리미어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획득하며 3관왕 기쁨을 누렸다.
그의 활약으로 맨시티는 1998-1999시즌 알렉스 퍼거슨 감독 체제의 맨유 이후 처음으로 잉글랜드 구단으로서 트레블에 성공했다. 하지만 커리어 사상 첫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린 메시에게 발롱도르 영광이 돌아갔다.
메시 역시 지난 시즌 완벽에 가까운 1년을 보냈다. 당시 소속팀이던 PSG에서 모든 대회를 통틀어 21골 20도움을 기록했고, 리그에서도 16골 16도움을 쌓으며 도움왕을 차지했다. PSG도 리그와 트로페 데 샹페옹에서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기록만 살펴보면 홀란의 활약이 더 대단했다.
메시의 2022 카타르 월드컵 활약과 우승이 발롱도르 수상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메시는 월드컵 7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고, 7골 3도움을 터트렸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도 멀티골을 뽑아내며 조국 아르헨티나에 36년 만의 월드컵 트로피를 안겼다. 대회 MVP 격인 골든볼까지 차지했다.
메시는 올 시즌 직전 PSG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소속 인터 마이애미에서 새출발했다.
‘발롱도르 8개 대업'을 당성한 메시는 시상식에서 "모든 사람들, 특히 내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 내게 투표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상을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다. 이는 대표팀 전체와 아르헨티나 국민을 위한 선물"이라고 수상 소감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 홀란과 킬리안 음바페도 언급했다.
메시는 "홀란이나 음바페를 잊고 싶지 않다. 그들은 믿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홀란은 모든 것을 이뤘다. 그들은 분명히 앞으로 몇 년 안에 이 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홀란의 발롱도르 수상 불발을 인정하기 힘든 이들은 메시의 수상을 비꼬기도 했다
독일 레전드이자 1990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로타어 마테우스는 “메시보다 홀란드가 더 빛났다”고 밝히며 “최근 12개월을 범위로 설정하면 홀란의 기록이 가장 좋았다. 그는 맨시티에서 온갖 상을 거머쥐었다. 메시의 수상은 이에 비비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가까이에서 메시를 본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감독은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그들(메시의 발롱도르 수상을 이해하지 못하는)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하며 “그저 논쟁을 일으키기 위한 논쟁일 뿐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메시는 항상 최고였다”고 치켜세웠다.
음바페도 스칼로니 감독과 의견을 같이 했다.
그는 지브롤터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발롱도르에 대한 아쉽냐는 질문을 받고 "순위는 순위다. 기가 죽거나 속 상하지 않는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메시는 발롱도르를 받을 자격이 있다. 특히 그가 월드컵을 우승했기 때문에 더욱 그럴 자격이 있다"라면서 "나는 애당초 월드컵 결승(프랑스 승부차기 패)이 끝나고 이미 메시가 탈 것을 알고 있었다"라고 들려줬다.
그러면서 "홀란도 나도 좋은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나는 발롱도르를 탈 것이다. 다음에 이겨내겠다"라는 각오를 곁들였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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