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 같은 다음 일정이 다가오고 있다."
강행군을 치르고 있는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를 향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독일 'TZ'는 16일(한국시간) "바이에른의 지친 괴물: 김민재가 생지옥 같은 다음 일정을 앞두고 있다"라며 혹사에 가까운 김민재의 빡빡한 일정을 우려했다.
김민재는 현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있다. 그는 16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싱가포르전에서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5-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제 그는 19일 오전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이동해 21일 중국을 상대한 뒤 독일로 돌아가 25일 쾰른전을 준비한다.
독일에서 출발해 한국, 중국을 거쳐 다시 독일로 날아가는 장거리 여행이다. 게다가 계속해서 경기가 있는 만큼 제대로 쉴 시간도 없다.
사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김민재는 뮌헨에서 최근 1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 중이다. 뮌헨 유니폼을 입고 뛴 시간만 1453분에 달한다. 그는 올 시즌 리그 11경기에서 959분, DFB-포칼 1경기 90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경기 360분, DFL-슈퍼컵 1경기 44분을 뛰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김민재는 9월 A매치와 10월 A매치 4경기, 그리고 싱가포르전까지 모두 선발 출전했다. 게다가 76분을 뛰고 교체된 베트남전을 제외하면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약 3달 동안 소속팀과 대표팀 도합 1889분을 뛴 김민재다.
독일 현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뮌헨 당장은 "김민재는 대표팀을 포함해 몇 달째 매 경기 풀타임을 뛰고 있다. 피곤해서 한계에 달했다. 인간이라면 집중력이 부족해지는 게 당연하다"라며 걱정했고, '스포르트 1' 역시 "김민재는 A매치 휴식기에도 제대로 쉴 시간이 없다. 언제까지 이 상황이 계속될까?"라며 "김민재는 불평하지 않는다. 하지만 괴물도 지친다. 뮌헨이 언제 휴식을 줄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TZ도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매체는 "김민재는 다시 세계의 절반을 여행하게 된다. 말 그대로다. 그는 서울에서 싱가포르전을 치른 뒤 2000km 이상 떨어진 중국 선전으로 이동해 중국과 맞붙는다"라며 "괴물 김민재는 올 시즌 많이 출전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부족한 휴식 시간이 눈에 띈다. 뮌헨은 A매치 휴식기가 끝나면 지친 김민재와 함께 쾰른에서 경기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민재는 이번 A매치 기간에 비행기로 20000km 넘게 이동한다. 전 세계를 완전히 여행하려면 40000km가 필요하다. 괴물이라 불리는 김민재에겐 대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엄청난 피로가 쌓여가고 있다. 그리고 흔적이 남고 있다"라며 살인적인 일정을 언급했다.
아예 '생지옥 같은 일정'이라며 "뮌헨은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매체는 김민재가 최근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TZ는 "괴물이 지쳤다는 사실은 이따금 나오는 김민재의 치명적인 실수가 증명한다. 가장 최근 사례는 하이덴하임전에서 실점의 빌미가 된 패스 미스였다. 경기는 머지않아 2-2 동점이 됐고, 뮌헨은 홈에서 승격팀을 꺾기 위해 다시 힘을 모아야 했다"라며 "김민재는 갈라타사라이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리고 자르브뤼켄전 실점 장면에서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었다. 김민재 수준의 수비수가 일반적으로 저지르는 실수가 아니다"라고 짚고 넘어갔다.
하지만 뮌헨으로서도 선택지가 많지 않다. 매체도 "김민재가 과연 집중력 부족을 예방할 수 있었을까? 적절할 때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 있지만, 지금 뮌헨은 대안이 부족하다"라며 "김민재는 유일하게 꾸준히 건강한 선수다.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다요 우파메카노는 계속 부상으로 빠지고 있다. 얇은 선수층이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김민재는 모든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결국엔 토마스 투헬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크다. 백업 중앙 수비수를 한 명이라도 남겼다면, 혹은 여유가 있을 때 김민재에게 휴식을 줬다면 문제가 이 정도로 커지진 않았다.
TZ는 "김민재는 쾰른전에 뛸 수 있을 정도로 체력 상태가 괜찮을까?"라고 우려하며 "투헬 감독은 포칼컵 패배 이후 공개적으로 김민재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당분간 김민재에게 휴식을 줄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지구를 반 바퀴 돌고 푹 쉬어야 하지만, 괴물이 피곤한 눈으로 쾰른에 도착해야 할 때에도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김민재는 쾰른전 출전도 유력하다. 그로서는 21일 중국전을 치른 뒤 사흘 쉬고 25일 쾰른전, 30일 코펜하겐과 UCL 조별리그 5차전, 내달 2일 우니온 베를린전을 준비해야 한다. 일찌감치 UCL 16강 진출을 확정한 만큼 코펜하겐전이 그나마 휴식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다.
한편 김민재는 자신은 괜찮다며 혹사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전 승리 후 "못 뛰는 것 보다 뛰는 게 낫다. 그 안에서 집중력이 어떻게 하면 좋아질 수 있는지 혹은 깨지지 않을지에 대해 잘 노력하고 있다. 관리를 잘 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라고 말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