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미켈 아르테타(41) 아스날 감독이 결국 잉글랜드 축구협회(FA)의 기소를 피하지 못했다.
영국 'BBC'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테타 감독은 뉴캐슬전 패배 후 발언으로 FA로부터 기소됐다. 당시 그는 뉴캐슬의 득점을 인정한 비디오 판독(VAR) 판정에 대해 '당황스럽다', '수치스럽다'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아스날은 지난 5일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파크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1라운드에서 뉴캐슬에 0-1로 패하며 10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단 한 골이 승부를 갈랐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9분 뉴캐슬 앤서니 고든이 아스날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날은 반칙을 주장해 봤지만, 오랜 VAR 끝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VAR실에선 이 장면을 두고 무려 3가지나 확인했다. 먼저 득점 장면에 앞서서 조 윌록이 왼쪽 코너 부근에서 공을 잡았을 때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았는지 체크했다.
그 이후엔 조엘린통이 가브리엘 마갈량이스를 밀치면서 반칙을 범하지는 않았는지, 마지막으로 고든의 위치가 오프사이드는 아니었는지를 확인했다.
심판진은 4분 가까이 검토한 뒤에 그대로 득점을 선언했다. 공이 골라인을 완전히 나가지 않았고, 조엘린통이 뒤에서 민 행위는 반칙이 아니며, 마지막 순간 공이 조엘린통 몸에 맞을 때 고든이 공보다 뒤에 있었기에 오프사이드가 아니라는 것.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 후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는 "이건 골이 아니다. 수치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당황스럽다. 놀랍다"라며 "이번 경기에서 승리해 마땅한 팀이 있다면 아스날이다. 이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라고 폭발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득점 장면이) 골이 아닌 이유는 여러 개다. 하나 이상"이라며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부끄럽다. 나는 이 리그에서 20년 넘게 경쟁했다. 이런 장면은 이 리그를 세계 최고라고 표현할 수 없게 만든다. 내가 PL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아스날도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아스날은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또다시 용납할 수 없는 심판과 VAR 실수 후 나온 아르테타 감독의 발언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라며 "PL은 최고의 선수, 감독, 서포터가 있는 세계 최고 리그이다. 모두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잉글랜드 프로경기 심판기구(PGMOL)는 하루빨리 판정 기준을 개선하고 회고적 분석이나 해명, 사과를 떠나 우리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행동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PGMOL은 오심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워드 웹 심판위원장은 VAR 판정을 분석하는 프로그램 '매치 오피셜 마이크드 업'에 출연해 판정 과정을 설명하며 판정이 옳다고 지지했다.
당시 주심과 VAR 심판들이 나눴던 대화 녹음본도 모두 공개했다. 다만 카메라 앵글의 한계로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았는지, 고든이 공보다 뒤에 있었는지 확신하진 못했다. 우선 가지고 있는 화면을 바탕으로 득점을 인정했을 뿐이었다.
아르테타 감독은 징계 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FA는 그가 심판을 모독하는 발언으로 FA 규정 E3.1 조항을 위반했다며 오는 21일까지 혐의에 관한 답변을 제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만약 아르테타 감독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엔 벌금이나 터치라인 금지형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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