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황희찬(27, 울버햄튼)이 소속팀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펄펄 날고 있다. 골맛을 봤다. 힘들다는 중국 원정을 앞두고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을 치러 5-0으로 승리했다.
첫 단추를 잘 꿴 한국은 21일 중국 선전으로 자리를 옮겨 중국과 원정 2차전을 치른다.
황희찬은 선발 출격해 70분을 소화하면서 1골을 넣었다.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4분 싱가포르 골망을 갈랐다. 우측에서 이강인이 수비 두 명 사이로 공을 빼냈고, 조규성이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보냈다. 이를 황희찬이 머리에 맞추며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황희찬의 골로 스코어 차이에서 여유가 생겼다. 이후 후반 18분 손흥민과 23분 황의조의 골(페널티킥), 40분 이강인의 골을 더해 5골 차 대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올 시즌 울버햄튼에서 무서운 기세를 떨치고 있는 황희찬이 대표팀에서도 ‘골’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10월 동안 황희찬의 기량은 절정이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경기 모두 나서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달 8일 1-1로 비긴 아스톤 빌라와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10월 A매치 후 복귀전이었던 21일 본머스 원정에선 칼라이지치의 결승골을 도왔다. 덕분에 울버햄튼은 2-1 역전승을 거뒀다.
황희찬은 10월 마지막 경기였던 29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도 매서운 발끝을 자랑했다. 1-2로 뒤진 후반 26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려 팀의 2-2 무승부에 기여했다.
울버햄튼은 그런 황희찬이 구단 ‘10월의 선수’로 선정됐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싱가포르전 이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황희찬은 "전반에 상대팀 선수들이 많이 내려섰다. 우리 선수들끼리 서로 위치를 바꾸면서 골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했다. 초반에 골이 나오지 않아서 답답했지만 전반전을 (1-0으로) 잘 마무리했다. 후반전이 계속될수록 상대팀 선수들이 지치는 게 보였다. 그 틈을 타 최대한 득점하기 위해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선수들이 (오늘 경기로) 자신감을 얻고 팬분들에게도 좋은 경기 선사하지 않았을까"라는 소감을 전했다.
더 나아가 "전반에 계속 우리가 상황을 만들어 나갔는데 골이 나오지 않았다. 경기 전 이런 상황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다.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침착하게 하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 실제로 그렇게 하다 보니 두 번째 골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라고 웃었다.
2차전은 부상 우려와 환경 때문에 힘들기로 소문난 중국전이다. 황희찬은 "선수들 그리고 감독님과 중국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직 없다. 아시아팀을 상대할 때 목표는 경기력과 결과 모두 챙기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대승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황희찬은 "선수들과 경기 전부터 ‘잘 맞춰보자’, ‘조금 더 세밀하게 만들어 가면 골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런 방향으로 가다 보니 저번 평가전 때부터 계속 좋은 플레이가 나오고, 오늘도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왔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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