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출신' 송의영(30, 싱가포르)이 한국전에 선발 출격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이후 한국은 21일 중국 선전으로 자리를 옮겨 중국과 맞붙는다.
싱가포르 FIFA 랭킹은 155위다. 한국(24위)과 100계단이 넘게 차이 난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로 여겨진다.
한국과 싱가포르전이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싱가포르 선발 명단에 ‘인천 출신’ 송의영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송의영은 인천에서 태어나 싱가포르로 귀화한 한국계 싱가포르 선수다. 그는 지난 2012년 싱가포르 무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지난해까지 싱가포르 프리미어리그 라이언 시티에서 뛰었다. 지금은 태국 2부리그를 거쳐 인도네시아 리가 1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에서 활약 중이다.
싱가포르 리그에서 활약하던 송의영은 지난 2021년 싱가포르 시민권을 얻었다. 그리고 빠르게 싱가포르 대표팀에도 합류했다. 그는 같은 해 11월 키르기스스탄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소화했다.
한국과 적으로 만나게 된 송의영은 하루 전(15일) 사전 기자회견에 싱가포르 선수 대표로 참석해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한국을 상대하는 만큼, 나도 선수들도 긴장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많이 준비했다. 원정 경기인 만큼 많은 홈 관중들 앞에서 뛰어야 한다. 긴장되고 주눅들 수도 있지만, 준비한 대로 경기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다짐했다.
또 그는 "많은 동료들이 한국 선수들과 경기해 본 경험이 있다. 내일 경기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감독님이 말씀하신 대로 대표팀 경기와 프로팀 경기는 수준이 다르다. 한국 선수들과 한국 팀의 템포, 피지컬을 상대로 하는 건 우리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 귀화한 지 벌써 2년이나 된 송의영은 "비록 귀화를 해서 싱가포르를 위해 뛰고 있지만, 한 나라의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첫 경기에서는 긴장을 많이 했다. 내가 싱가포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드리는 게 숙제였다. 그래서 열심히 뛰었다. 이젠 많은 경기를 뛰면서 플레이에 있어서 편해진 것도 사실이다. 동료들과 감독님과 가깝게 지내면서 한 팀으로 뛰고 있다"고 들려줬다.
싱가포르에서 '한국 태생' 송의영이 클린스만호 골문을 겨냥하는 가운데, 한국은 손흥민, 이강인, 조규성, 이재성, 황희찬, 황인범,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 김승규(골키퍼)를 선발 출격시킨다.
한편 한국은 싱가포르와 역대 A매치 전적에서 21승 3무 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 맞대결이 1990년 9월 23일이다. 당시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싱가포르를 7-0으로 대파했다. 서정원, 고정운, 김주성이 2골씩 넣고 홍명보가 1골을 터트렸다.
1953년 4월 싱가포르에 1-3으로 첫 패배를 떠안았던 한국은 1968년 8월에도 3-4로 졌다. 그러나 이후 치른 14경기(13승 1무)에선 무패를 질주하고 있다. 51골 넣고 단 1골 허용했다.
싱가포르를 상대로 '골 폭죽'을 터트렸던 한국이기에 이번에도 득점 잔치가 펼쳐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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