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7, 울버햄튼)의 억울함이 조금은 풀렸다. 프리미어리그가 공식적으로 오심을 인정했다.
황희찬은 지난 3일 울버햄튼 대 뉴캐슬전에서 오심의 희생양이 되면서 페널티킥을 선언당했다. 1-1이던 전반 45분 황희찬은 박스 안에서 공을 차려다 상대 수비수 셰어의 왼발을 차고 말았다.
공이 먼저 빠졌고 황희찬은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킥을 하려다 접었다. 황희찬의 발에 셰어가 넘어졌다. 테일러 주심은 페널티킥을 찍었다. 키커로 윌슨이 나서 득점에 성공했다.
느린 비디오를 보면 황희찬이 공을 걷어내려다 다리를 접는 장면이 잡혔다. 황희찬이 의도적으로 상대를 걷어찬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비디오에 선명하게 찍혔다. 하지만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비디오를 보지도 않고 판정을 고수했다.
억울한 황희찬은 1-2 상황에서 직접 동점골을 넣어 분풀이를 했다. 만약 오심이 아니었다면 울버햄튼이 2-1로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경기 후 황희찬은 "페널티킥 반칙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공을 차려고 했는데 나를 막았다. 하지만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해서 어쩔 수 없었다. 전반 종료 후 동료들이 나를 다독여줬다.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말해줬다. 동료들의 신뢰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라고 페널티킥에 대해 이야기했다.
프리미어리그도 뒤늦게 오심을 인정했다. 그 여파로 테일러 주심은 챔피언십으로 강등됐다가 일주일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하워드 웹 심판장이 14일 프리미어리그의 주간 브리핑에서 해당 사례를 거론하며 직접 오심임을 확인했다.
웹은 “리플레이를 보면 황희찬이 발을 뒤로 빼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선수 간에 접촉이 있었지만 황희찬은 공을 컨트롤하고 있지 않았다. 페널티킥을 준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잘못을 시인했다.
하지만 웹은 심판도 사람이라 순간적인 판단을 잘못할 수 있다고 두둔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VAR(비디오판독)이 있지만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웹은 “VAR은 해당 오류에 대해 명확한 증거를 찾는다. 심판은 실시간으로 황희찬이 다리를 건 것만 보았을 것이다. 우리는 VAR의 너무 많은 간섭을 원하지 않는다. VAR이 경기에 지나치게 간섭하면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부연했다.
VAR에서 잘못된 판정의 증거를 찾았더라도 주심이 경기를 계속 진행하는 상황에서 VAR이 일방적으로 개입해 경기를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주심의 재량에 상황을 맡겨야 하기에 VAR이 있어도 운영이 완벽할 수 없다.
황희찬은 애매한 장면에서 오심의 피해자가 됐다. 프리미어리그가 뒤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