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전설 바비 찰튼 경의 장례식장에 현 맨유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과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참석하지 않았다. 팬들 사이에서 분노가 들끓고 있다.
영국 매체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미러’ 등은 14일(한국시간) "맨유의 전설 찰튼 경의 장례식이 맨체스터 대성당에서 열렸다"라고 보도했다. 그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잉글랜드 축구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찰튼 경은 지난 달 21일 향년 86세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1956년부터 1973년까지 맨유에서 뛰며 총 758경기에 출전해 249골을 기록했다.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했다. 106경기서 49골을 넣었다. 특히 1966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찰튼 경이 주축인 잉글랜드가 베켄바우어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서독을 4-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찰튼은 맨유를 넘어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1984년 찰튼 경은 맨유의 이사로 부임했다. 10년 후 1994년 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앞서 찰튼 경은 지난 2020년 11월 치매 진단을 받았다.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3년 후 눈을 감았다.
윌리엄 왕자를 비롯해 알렉스 퍼거슨경,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등 정치계, 축구계 인사들이 찰튼 경 장례식장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폴 스폴스, 마이클 캐릭, 올레 군나 솔샤르, 니키 버트, 로이 킨, 라이언 긱스 등 맨유 은퇴선수들도 모였다.
찰튼경의 운구차가 올드 트래퍼드도 한바퀴 돌았다. 팬들에게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많은 축구팬들이 고인을 추모했다. 올드 트래퍼드 앞의 찰튼경 동상에는 목도리가 둘러졌다.
전설의 공격수 개리 리네커는 “찰튼경은 인간적으로 존경스러운 분이었다. 그의 명성은 영원히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추도사를 했다. 여기에 맨유서 뛰고 있는 해리 매과이어나 루크 쇼 등의 선수들도 참석해서 자리를 지켰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찰튼경이 날 도와줬던 것을 절대 잊을 수 없다. 완벽한 신사였고 승자였다. 그 없이는 맨유와 영국축구의 발전도 없었다”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인물들이 있다. 현 맨유 사령탑인 텐 하흐 감독이 불참했다. 그는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서 네덜란드로 향했다고 한다. 아무리 중요한 불참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의 지적이 있다.
'현'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도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맨유 팬들은 분노하고 나섰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의하면 맨유의 서포터즈 'The 1958'는 "글레이저 가문 중 그 누구도 맨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의 마지막 가는 길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클럽 팬들로부터 소외받고 있단 것을 몇 차례 증명했는데, 이는 상당히 부끄러운 예"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글레이저 가문은 “장례식장을 산만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불참했다”라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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