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악몽이 돌아왔다.
토트넘은 지난 11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 울브스와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맞대결에서 1-2로 패했다.
승점 3점을 챙긴 울버햄튼은 승점 15점(4승 3무 5패)을 만들면서 12위로 올라섰다. 반면 토트넘은 첼시전에 이어 2연패 나락에 빠지면서 승점 추가에 실패한 채 리그 2위(승점 26)에 머물렀다.
이 경기로 인해 토트넘의 위기설이 본격화됐다. 바로 11라운드 첼시전(1-4 패)서 주전 선수들이 대거 결장한 여파가 생각 이상으로 컸기 때문.
먼저 토트넘은 첼시전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추후 징계에 들어갔다. 여기에 미키 반 더 벤과 제임스 매디슨이 부상으로 쓰러져서 장기간 결장이 확정됐다.
여기에 히샬리송도 골반 수술로 이탈했다. 앞서 부상으로 빠진 마뇨 솔로몬과 이반 페리시치의 공백도 있기에 말 그대로 주전과 벤치 핵심 자원급 선수들이 모두 사라진 상황.
심지어 울버햄튼전에서는 주전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도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포백 자체가 페드로 포로를 제외하면 주전이 없는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주전 멤버들이 대거 빠지면서 토트넘은 매력적이었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축구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조세 무리뉴나 안토니오 콘테 감독 시절, 심지어 누누 산투스 감독이 떠오를 정도로 무기력했다.
심지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전반전 내내 선수들에게 공격적으로 나서라고 지시하면서 고함을 지르는 장면이 나왔지만 제대로 선수들이 수행하지 못했다.
경기 후 글로벌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토트넘의 울버햄튼전 패스맵이 화제를 모았다. 과거 ‘무누콘’이라고 불리면서 수비적인 축구를 하던 시절과 마찬가지로 횡패스와 후방 백패스가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
해당 패스맵을 보면 일명 U자 빌드업이라는 별칭처럼 포백과 중원 양 측면에만 공이 오가고 최전방에 공이 전혀 가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손흥민이 고립되는 장면이 연달아 연출돼서 큰 충격일 주기도 했다.
앞서 포스테코글루 감독 축구와 달랐던 점 여기 이런 수동적이고 수비적인 패스맵에서 여실히 잘 나타나는 것이다. 최전방에 공이 돌지 않으면 아무리 폼이 좋은 손흥민이라고 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손흥민은 터치가 38회로 토트넘의 선발 베스트 11중 최저 기록이었다. 공을 잡지도 못했던 만큼 슈팅도 1회에 불과했다. 말 그대로 전방에 고립되어 그대로 말라 죽어갔던 것이다.
이처럼 과거의 수동적이 축구와 빌드업으로 돌아간 이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매디슨의 부재가 컸다. 실제로 매디슨(3골 5도움)을 제외하고 토트넘 2선에 창의적인 패스를 넣는ㄴ 선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풀백 우도기가 다음 아스톤 빌라전에 복귀하면서 포로와 함께 공격적인 전개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매디슨의 부재에도 무누콘 시절의 U자 빌드업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