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도 월클이네' 매과이어에게 밀려도 OK..."텐 하흐 설명에 납득했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13 20: 29

멘탈도 월클이다. 라파엘 바란(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자신이 벤치로 밀려난 이유를 받아들였다.
바란은 최근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왔지만,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여전히 해리 매과이어(30)와 조니 에반스(35) 듀오를 선발로 내세웠다.
에반스가 허벅지 부상으로 쓰러진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루턴 타운전에서도 바란이 아니라 빅토르 린델뢰프를 매과이어의 파트너로 택했다. 바란은 후반 34분이 돼서야 세르히오 레길론 대신 교체 투입됐다.

[사진] 라파엘 바란.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선발 출전은 어느덧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바란은 지난달 1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선발 출격한 뒤론 4경기 연속 벤치에서 출발했다. 0-3으로 대패했던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결장했다.
[사진] 레알 마드리드 시절 라파엘 바란.
완전히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상황.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림이다. 바란은 지난 2021년 옵션 포함 4200만 파운드(약 681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맨유 수비를 지켜왔다. 
반면 매과이어와 에반스는 어디까지나 후보 수비수였다. 매과이어는 텐 하흐 감독 눈밖에 난 지 오래였고, 지난여름 방출명단에 포함됐으나 겨우 팀에 남았다. 에반스 역시 팀을 찾지 못하다가 맨유가 김민재 영입에 실패하면서 가까스로 자유 계약(FA)으로 합류한 자원이다.
그런 둘에게 바란이 밀린 것. 바란은 누구나 인정하는 월드클래스 센터백이었기에 더욱 충격이 크다. 그는 라리가 우승 3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4차례,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20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다. 지난 시즌에도 맨유의 EFL컵 우승에 힘을 보탰다.
[사진] 해리 매과이어와 조니 에반스.
일각에서는 바란이 여전히 몸 상태가 좋지 않나 하는 의문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텐 하흐 감독은 단지 매과이어와 에반스가 더 마음에 들었을 뿐이었다.
텐 하흐 감독은 바란에게 문제가 있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 전술적인 이유로 지금처럼 수비진을 선택했다. 난 매과이어와 에반스가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작년엔 매과이어가 많이 뛰지 않았고, 난 바란의 경기력에 매우 만족했다. 언제나 그의 활약에 행복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엔 매과이어가 매우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고, 내부 경쟁이 있다"라고 못 박았다.
텐 하흐 감독은 매과이어의 파트너로 바란이 아닌 에반스를 선호하고 있다. 그는 "특정 경기에서 매과이어와 바란이 함께 뛸 수 있는 순간이 있다. 그들은 이미 증명했다"라면서도 "그러나 둘 중 한 명이 왼쪽 센터백에서 뛸 때 빌드업이 그렇게 잘되지 않는다. 반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나 루크 쇼, 에반스, 빅토르 린델뢰프는 왼쪽에서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라파엘 바란과 에릭 텐 하흐 감독.
자연스레 불화설이 흘러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바란과 텐 하흐 감독의 관계엔 최근 몇 주 동안 긴장감이 생겼다. 그는 지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전술적 이유'로 배제됐다는 말을 들은 뒤 텐 하흐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전했고, '미러'와 '스카이 스포츠'도 바란이 에반스보다도 못 뛰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란은 텐 하흐 감독의 설명에 납득한 모양새다. 디 애슬레틱은 "텐 하흐 감독은 맨체스터 더비 패배 이후 바란을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반복적으로 설명했다. 바란 측근들에 따르면 그 역시 자신이 빠진 이유가 전술적 결정이라는 설명을 받아들였다고 말하며 매과이어가 증명했듯이 텐 하흐 감독 밑에선 언제나 돌아갈 길이 있다고 강조했다"라고 밝혔다.
바란이 주전 자리를 되찾기 위해선 결국 매과이어를 밀어내야 한다. 텐 하흐 감독은 바란-매과이어 듀오를 '이상적인' 조합으로 여기고 있지 않기 때문. 빌드업의 유연성을 위해서라도 바란과 매과이어 둘 중 한 명만 뛸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매과이어는 완벽히 부활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여름 방출명단에 오를 정도로 외면받았지만, 최근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바란의 부상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루턴 타운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올드 트래포드 최고의 선수'라는 극찬을 받았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