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내 사정으로 인한 혹사. 그런데도 독일 언론은 차가웠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2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뮌헨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3-2024 시즌 분데스리가 11라운드’에서 해리 케인의 멀티골이 터져 하이덴하임을 4-2로 이겼다. 승점 29점의 뮌헨은 레버쿠젠(승점 28점)을 2위로 밀어내고 리그 선두에 복귀했다. 하이덴하임은 승점 10점으로 13위다.
선발로 나선 김민재는 1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면서 활약했다.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김민재지만 치명적인 한 번의 실수로 동점골을 내줬다. 김민재는 후반 25분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안일한 전진패스로 동점골 빌미를 줬다.
최근 김민재는 뮌헨에서 지난 3라운드 묀헨글라트바흐전부터 줄곧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고 있다. 그는 하이덴하임전까지 14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을 이어갔다. 이날도 다요 우파메카노는 61분을 뛰고 교체됐지만 김민재만큼은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켰다.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실수가 문제였다. 2-0으로 뮌헨이 앞서고 있던 후반 22분 하인덴하임이 역습에 나섰다. 김민재가 걷어낸 공이 클라인딘스트에게 연결되는 불운이 따랐다. 클라인딘스트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만회골을 뽑았다.
뮌헨 수비가 또 무너졌다. 후반 25분 노이어가 김민재에게 패스했고, 김민재가 안일한 전진패스를 했다. 공을 뺏은 베스테가 동점골을 넣었다. 김민재와 동료의 호흡이 맞지 않아 실점의 빌미가 됐다. 비록 공격진이 2골을 더 넣어 4-2로 승리했지만 다소 아쉬웠던 경기.
시즌 초반과 달리 정확했던 김민재의 패스나 집중력 부재의 원인은 체력 고갈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김민재는 무리할 정도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단순히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도 김민재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
실제로 이번 시즌 김민재의 출전 시간은 4대 리그 수비수 중에서 가장 많은 편이다. 먼저 리그 11경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야만 했다. 분데스리가와 UCL 공식 홈페이지 기록에 따르면 심지어 출전한 시간(리그 11경기 956분, UCL 4경기 360분)은 길다.
이런 혹사를 알고 있는 뮌헨 단장과 감독은 김민재 지키기에 나섰다. 먼저 크리스티안 프루인트 뮌헨 단장은 "그는 매 경기 90분 넘게 뛰면서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당연히 (체력 문제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도 인간이다"라고 비판 여론을 강하게 부정했다.
여기에 김민재를 혹사시키고 있는 투헬 감독 자신도 그에 대해 옹호했다. 그는 하이덴하임전 끝나고 인터뷰서 "실점은 실수 때문이었다. 후방에서 김민재가 분명 실수를 범했고 잘못된 플레이로 발생했다"면서 "다만 비판할 상황은 아니다. 그가 너무 많이 뛴 것도 사실이다"고 사실상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단 이런 단장과 감독을 지키기에도 독일 언론은 차가웠다. 특히 평소에도 김민재에게 가혹한 평점을 내리던 것으로 유명하던 독일 '키커'는 김민재에게 평점 5점을 내렸다. 키커의 평점 시스템상 5점은 최하점이기에 지나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뮌헨의 다른 수비진의 경우 우파메카노가 3.5점, 마즈라위가 3.5점, 사르가 3점에 불과했다. 심지어 4골을 내주면서 패배한 하이덴하임 선수들도 최하점은 4.5점에 불과했다. 여러모로 김민재에게 전체 최하점을 준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평점이다.
여러모로 독일 언론의 타깃이 된듯한 김민재. 혹사의 늪과 독일 언론의 차가운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고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가 언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