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이긴 하지만, 부상자 형님들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2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36라운드 전북현대와 맞대결을 펼쳐 1-1로 비겼다.
경기 내내 전북을 위협하던 인천은 후반 16분 김도혁(31, 인천)의 골로 앞서 나갔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박재용에게 실점을 허용,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3위 광주(승점 58점)를 추격하기 위해 승점 3점이 절실했지만, 인천은 1점만 획득하며 53점, 광주와 5점 차를 유지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김도혁은 "부상자가 많은 시점이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이가 빠졌다'고 하더라. 잇몸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생들도 잘해줬고 홈에서는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팬분들도 저희의 그런 모습을 기대하셨을 것 같다. 아쉽다. 다음 경기 잘 쉬고 잘 준비하겠다"라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김도혁은 뒤이어 구단 첫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김도혁은 "왜 ACL에 나가는 팀들이 계속 나가고 싶어 하는지 알게 됐다. 전 힘들겠지만, 인천에 있는 어린 선수들이 더 큰 목표를 잡고 챔피언스리그(UCL)까지 꿈꾸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ACL G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르고 있는 인천은 1차전 요코하마에 4-2로 승리한 뒤 2차전 카야에 4-0으로 승리했다. 3차전 산둥 타이산에 0-2로 패배했고 산둥과 다시 치른 4차전에서도 1-3으로 패했다. 현재 승점 6점(2승 2패)으로 조 3위에 자리한 인천이다.
김도혁은 "변명이긴 하지만, 부상자 형님들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저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산둥)이라고 생각했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한 명이 빠지면 조직력을 맞추기가 힘들다. 흔히들 '누구 하나 들어오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한 명 빠지면 조직력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한다. 이 팀에 형들이 좀 있었으면 산둥을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도혁은 "부상자가 스쿼드에 다 있었다면 진짜 재미있게, 팬분들도 행복하게 축구 보고 계셨을 것 같다. 그런데 또 인천은 어려움이 있을 때 극복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신다. 저희도 희열을 느낀다. 그러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상자가 있는 만큼 저희가 똘똘 뭉쳐서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라며 다짐을 전했다.
김도혁은 "저희는 ACL2 우승에 도전하려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있다. '그래 ACL2도 상금 많으니 우승 한번 해보자'하고 있다"라며 ACL2 출전, 우승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2024-2025시즌부터 AFC는 ACL을 최상위 대회인 ACLE와 2부 격인 ACL2로 분리된다. K리그는 리그 우승 팀과 FA컵 우승 팀이 ACLE에 나선다.
김도혁은 "ACL에 나서보면 상대가 다 각 리그 상위권 팀들이다. 그러다 보니 환경적인 부분이 정말 좋았다. 저희 환경도 많이 좋아졌다. 중국, 일본도 저희에게 배울 게 있고 저희도 타 리그에 배울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ACL 무대를 처음 경험한 김도혁은 "처음엔 경기가 많아서 좋았다. 현재는 솔직히 좀 피곤하다. 종종 '인천은 위치가 좋아서 ACL에 나가야 한다'라는 말을 듣는다. 지금은 '다른 팀은 더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다른 리그 팀들에 가장 부러웠던 점을 묻자 김도혁은 "첫 번째는 잔디다. 인천뿐만 아니라 K리그 전체적으로 잔디가 많이 안 좋다. 다른 리그는 잔디에 투자하는 돈이 큰 모양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덥기도 하다. 처음 보는 잔디였다. 긴장되기보다 설렜다. 하눅도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라며 J리그의 잔디가 부러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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