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7, 울버햄튼)이 흥분하자 손흥민(31, 토트넘)이 출동했다. ‘코리안 더비’는 역시 훈훈했다.
토트넘은 11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웨스트 미드랜즈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울버햄튼에게 1-2 역전패를 당했다. 토트넘(8승2무2패, 승점 26점)은 한 경기를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27점)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울버햄튼(승점 15점)은 12위로 뛰어올랐다.
손흥민 대 황희찬의 한국인 공격수 시즌 첫 맞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두 선수 모두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손흥민은 8골을 기록하며 엘링 홀란(11골)에 이어 모하메드 살라와 리그 득점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더 코리안 가이’ 황희찬은 6골을 넣어 득점 공동 6위였다. 특히 황희찬은 홈경기서만 6경기 연속골을 넣어 진기록을 이어갈지 관심사였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나란히 선발로 출격해 기대감을 높였다. 더 돋보인 선수는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이 결정적 득점기회를 날렸다. 후반 10분 코너킥 찬스에서 주앙 고메스의 중거리 슛이 토트넘 수비에 맞고 굴절된 후 황희찬 앞에 떨어졌다. 황희찬이 결정적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빗나갔다. 황희찬의 경기 첫 슈팅이었다.
후반 20분에도 황희찬이 좋은 움직임으로 침투했지만 패스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황희찬이 지속적으로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주목할 장면이 나왔다. 전반 31분 황희찬이 선제골을 넣은 존슨과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충돌했다. 두 선수가 몸싸움을 하면서 신경전을 펼쳤다. 주심이 두 선수를 모아 진정시켰다. 어느새 손흥민도 가까이 다가와서 상황을 중재했다. 주심이 주의만 주고 카드는 주지 않았다. 황희찬과 토트넘 동료를 모두 챙기는 손흥민의 리더십이 돋보였다.
정작 손흥민은 자신이 위험한 플레이를 당했지만 흥분하지 않았다. 위험한 장면이 나왔다. 후반 50분 추가시간 사이드라인의 손흥민이 공을 잡았다. 이때 울버햄튼 중앙수비 크랙 도슨이 손흥민의 목을 주먹으로 치면서 그를 넘어뜨렸다. 명백히 손흥민의 뺨을 때렸다.
당황스러운 것은 그 다음 장면이었다. 도슨이 의도적으로 일어나면서 축구화로 손흥민의 사타구니 부위를 밟았다. 손흥민은 고통을 호소했다. 흥분해서 달려들 수 있는 상황이지만 손흥민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팀 로빈슨 주심의 판정이 더 어이가 없었다. 퇴장을 줘도 시원찮을 상황에서 도슨에게 옐로카드만 줬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손흥민 역시 별다른 항의도 하지 않고 경기에 복귀했다. 도슨이 퇴장을 당했다면 경기양상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경기는 후반 52분 레미나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울버햄튼이 2-1로 이겼다. 황희찬은 레미나와 함께 환호했다. 시즌 첫 2연패를 당한 손흥민은 고개를 숙이고 퇴장했다.
‘코리안 더비’에서 두 선수는 골맛을 보지 못했다. 한국선수들은 주역이 되지 못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