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 토트넘)과 황희찬(27, 울버햄튼)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지만, 이 경기의 진짜 주인공은 경기 종료 직전 교체로 투입된 파블로 사라비아(31, 울버햄튼)였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11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로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맞대결을 펼쳐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울버햄튼은 3-5-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마테우스 쿠냐-황희찬이 공격 조합을 맞췄고 주앙 고메스-마리오 르미나-장 리크네르 벨레가르드가 중원을 채웠다. 라얀 아이트 누리-넬송 세메두가 양쪽 윙백에 나섰고 토티 고메스-막시밀리안 킬먼-크레이그 도슨과 함께 골키퍼 조세 사가 골문을 지켰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브레넌 존슨-손흥민-데얀 쿨루셉스키가 득점을 노렸고 파페 사르-이브 비수마-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중원에 섰다. 에메르송 로얄-벤 데이비스-에릭 다이어-페드로 포로가 포백을 꾸렸고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전반 16분 황희찬이 번뜩였다. 동료가 밀어주는 패스를 황희찬이 침투하며 받아냈고 박스 안에서 공을 지켜낸 황희찬은 벨레가르드에게 패스했다. 그러나 슈팅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울버햄튼이 다시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23분 토티 고메스가 한 번에 넘겨준 공을 뒷공간을 침투한 황희찬이 잡아내려 했지만, 데이비스와 몸싸움에 밀렸다.
계속해서 몰아치던 전반 33분 울버햄튼이 기회를 잡았다. 박스 안 오른쪽 측면에서 전진 패스를 받은 르미나가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비카리오가 막아냈다.
전반전은 토트넘의 1-0 리드로 마무리됐다.
연이은 기회, 울번햄튼이 땅을 쳤다. 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이 골문 앞에 있던 황희찬에게 흘렀고 황희찬은 곧장 낮고 빠른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골문으로 향하지 못했다.
토트넘이 역습으로 기회를 잡았다. 후반 27분 수비 지역에서 벗어난 쿨루셉스키는 손흥민에게 공을 전달했고 손흥민은 수비가 붙기 전 원터치 패스로 오른쪽 측면을 열었다. 쿨루셉스키는 반대쪽에서 쇄도하는 존슨을 향해 예리한 패스를 날렸고 존슨은 그대로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공은 골문을 벗어났다.
울버햄튼의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42분 이 경기를 뒤집을 영웅이 등장했다. 바로 파블로 사라비아다. 사라비아는 토미 도일과 함께 경기 막판 교체로 투입됐다.
게리 오닐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후반 45분 왼쪽 측면에서 쿠냐가 넘긴 패스를 파블로 사라비아가 완벽한 터치로 박스 안에서 잡아낸 후 정교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 후 프리미어리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경기 MOM(Man of the Match)으로 사라비아를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리미어리그가 공개한 사라비아의 스탯은 군더더기 없었다. 1골과 1개의 어시스트, 득점으로 이어진 기회 창출 1회, 같은 장면에서 나온 키 패스 1회, 패스 성공률 100%였다.
경기 종료 후 영국 매체 '90min'은 사라비아에게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인 9점을 부여하며 "충격적인 슈팅으로 늦은 동점 골을 넣은 그는 어시스트를 추가하면서 경기를 뒤집어버렸다"라는 평가를 남겼다.
사라비아의 활약에 힘입어 극적으로 승점 3점을 챙긴 울버햄튼은 승점 15점(4승 3무 5패)을 만들며 리그 11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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