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2위' 손흥민 vs '득점 5위' 황희찬, 역대급 '코리안 더비'...슈퍼컴퓨터가 예측한 승자는?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11 13: 59

역대급 코리안 더비가 찾아온다. 프리미어리그(PL) 8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과 6골을 쏘아 올린 황희찬(27,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득점 대결을 펼친다.
토트넘과 울버햄튼은 11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 PL 12라운드에서 맞붙는다. 현재 토트넘은 8승 2무 1패(승점 26)로 리그 2위, 울버햄튼은 3승 3무 5패(승점 12)로 14위에 올라 있다.
양 팀 모두 직전 라운드에서 패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토트넘은 홈에서 첼시에 1-4로 대패하며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울버햄튼 역시 리그 꼴찌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첫 승 제물이 되면서 공식전 6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사진] 옵타 소셜 미디어.

[사진] 황희찬과 손흥민의 올 시즌 기록 / 프리미어리그 소셜 미디어.

특히 토트넘은 제대로 비상에 빠졌다. 지난 첼시전에서 잃은 게 너무나도 많다. 퇴장당했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지가 징계로 출전할 수 없고, 미키 반 더 벤과 제임스 매디슨이 각각 햄스트링과 발목 부상으로 쓰러졌다. 기존 부상자까지 합하면 최소 7명이 울버햄튼전에 뛸 수 없는 토트넘이다.
[사진] 옵타 소셜 미디어.
[사진]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
나란히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양 팀의 만남.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슈퍼컴퓨터를 통해 승패를 예측했다. 슈퍼컴퓨터 계산에 따르면 토트넘이 시즌 첫 패배를 딛고 반격하며 승리할 확률이 44.2%, 울버햄튼이 승리할 확률은 27.4%다. 토트넘의 우세를 점친 것.
가장 최근 맞대결에선 울버햄튼이 웃었다. 울버햄튼은 지난 3월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경기 막판 터진 아다마 트라오레의 발리슛 득점으로 토트넘을 1-0으로 꺾었다.
하지만 옵타에 따르면 울버햄튼이 리그에서 토트넘 상대 연승을 기록한 건 지난 2009-2010시즌이 마지막이다. 홈에서 토트넘을 연속으로 이긴 것도 1968년 12월 이후 한 번도 없다. 울버햄튼이 이번에도 토트넘을 잡는다면 역사적인 기록이 세워지는 셈.
만약 토트넘이 패한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년 만에 리그 연패에 빠진다. 옵타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0년부터 2021년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지휘하던 시절 J리그에서 3연패를 당한 후 처음으로 연패를 기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1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베트남의 평가전이 열렸다.전반 대한민국 황희찬이 2-0으로 앞서가는 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2023.10.17 /cej@osen.co.kr
이번 경기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동료 손흥민과 황희찬의 최전방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둘은 이번 경기 직후 클린스만호에 합류해 오는 16일 싱가포르(서울), 21일 중국(선전)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손흥민과 황희찬 모두 물오른 득점력을 자랑 중이다. 먼저 손흥민은 중앙 공격수로 변신한 뒤 리그 8골을 터트리며 득점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PL 홈페이지도 "손흥민에게 공간을 허용하면 폭발적인 활약을 펼칠 것이다. 그의 센터 포워드(CF) 기용은 전술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전술"이라고 극찬했다.
[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손흥민은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과 안와골절상, 달라진 전술로 주춤했으나 올 시즌엔 다르다. 개막 전 각오한 대로 '모두가 알고 있던 쏘니'로 돌아왔다. 
9월부터 펄펄 날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지난 4라운드 번리전부터 히샬리송을 대신해 원톱으로 출격했고, 4경기에서 6골을 쓸어 담았다. 번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더니 아스날전 멀티골, 리버풀전 선제골을 터트리며 득점 행진을 펼쳤고, 이달의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뜨겁게 달아오른 손흥민의 발끝은 10월에도 식지 않았다. 그는 24일 열린 풀럼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이 2-0 완승을 거두는 데 1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손흥민은 예리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트렸고, 간결한 패스로 제임스 매디슨의 추가골을 도우며 시즌 1호 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은 28일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에서도 킬러 본능을 뽐냈다. 그는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1분 정확한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경기 내내 잠잠하던 손흥민이었지만, 첫 슈팅을 골로 연결하면서 '원샷원킬'로 골망을 흔들었다. 
두 경기 연속 POTM(Player of the match)를 차지한 손흥민은 PL 역사에도 이름을 새기고 있다. 그는 팰리스전 골로 에밀 헤스키(110골)를 제치고 사디오 마네, 디온 더블린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부문 공동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PL 역사상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23명뿐이다.
다만 11월 첫 경기였던 첼시전에선 득점 행진을 이어가지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 13분 정확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긴 했지만,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이후 팀 동료가 두 명이나 퇴장당하며 어려움을 겪었고, 경기 막판 쥐어짜낸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다음을 기약했다.
황희찬도 리그 6골 2도움으로 득점 랭킹 6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0.55골(11경기 6골)을 기록 중이며 유효 슛 대비 득점률은 무려 100%에 달한다. 11경기에서 유효 슈팅 6개를 기록해 모두 골로 연결하며 엄청난 결정력을 자랑했다.
어느덧 공식전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황희찬은 지난 9월 말 입스위치전(EFL컵 32강)을 시작으로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직전 라운드 셰필드 원정에서도 장리크네르 벨레가르드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무엇보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역사상 1972-1973시즌 존 리차즈 이후 처음으로 홈 6경기 연속골을 뽑아내고 있다. 드리블 성공률도 69.9%(16/23)로 PL에서 18회 이상 드리블을 시도한 선수 중 1위다. 게다가 이번 경기도 울버햄튼 홈에서 열리는 만큼, 토트넘으로선 황희찬이 경계 대상 1호일 수밖에 없다.
옵타 역시 "황희찬은 올 시즌 PL 6골 2도움을 터트리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PL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앙리 카마라만이 2004년 3월부터 5월까지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황희찬보다 긴 기록을 보유 중"이라고 조명했다.
두 선수 모두 맞대결을 앞두고 서로에게 살살 하라며 농담을 던졌다. 손흥민이 먼저 "다치지 말고 살살해. 너가 뛰면 애들 다치니까 살살해"라고 말했고, 황희찬도 "살살 뛰세요 형"이라며 받아쳤다.
황희찬은 동료들이 손흥민을 막아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구단 인터뷰를 통해 "팀 차원에서 (손)흥민이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감독님이 흥민이형과 토트넘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 해 줄 것이다. 우리는 감독님을 믿고 있고, 따를 것이다. 우리는 좋은 수비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동료들이 흥민이형을 저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황희찬은 "흥민이형과 함께 오랜 시간동안 활약했고 서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흥민이형은 한국에서 롤모델이었다. 흥민이형의 경기를 봤고 맹활약을 펼쳤다. 흥민이형은 놀라운 선수다. 흥민이형을 상대로 경기할 수 있어 기쁘고 나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사진] 프리미어리그 소셜 미디어.
한편 영국에서도 이번 코리안 더비를 주목하고 있다. PL은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국가대표팀 동료이자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황희찬 또는 손흥민이 이번 경기에서 정상을 차지할까?"라며 태극기와 악수하는 이모지를 덧붙였다.
또한 PL 홈페이지는 "붕괴된 토트넘 수비가 황희찬의 위협을 감당할 수 있을까?"라며 "토트넘은 수비 라인을 높이 올리면서 뒷공간을 여러 차례 노출했지만, 반 더 벤의 빠른 속도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제는 그가 없다"라고 전했다.
[사진] 햄스트링을 다친 미키 반 더 벤.
그러면서 "토트넘은 가장 빠른 공격수 페드로 네투가 없는 것에 감사하겠지만, 이 부문에서 정상급 기량을 가진 선수 중 한 명인 황희찬과 맞붙게 될 것이다. 그는 이번 시즌 페널티킥 없이 6골 이상 터트린 4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황희찬은 단 17번의 슈팅으로 6번이나 골망을 흔들며 최고의 득점 전환율(35.29%)을 자랑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황희찬은 중앙 공격수로도 뛸 수 있지만, 최근 몇 주간엔 주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됐다. 그는 세컨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고자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17개의 슈팅 중 16번을 박스 안에서 시도했다. 타고난 박스 포식자다. 수비진 공백이 있는 토트넘은 그를 막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황희찬과 박지성, 파트리스 에브라 / 가디언 캡처.
'가디언' 역시 '해버지' 박지성이 울버햄튼을 직접 찾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정말 특별한 경기다. 한국에선 황희찬과 손흥민의 맞대결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라고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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