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의 관리는 부상 당하고 나서야 시작되는 것 같다. 부상 선수를 빠르게 복귀시키고 나서 관리한다면서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의 혹사를 예고했다.
김민재는 9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4차전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를 상대로 변함없이 풀타임 출전했다. 경기는 뮌헨의 2-1 승리로 매조지어졌다.
김민재는 초반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슬라이딩 태클로 공을 빼앗았다. 그는 이후로도 넓은 범위를 커버하며 상대 공격을 끊어내곤 했다. 더불어 한발 빠른 판단과 위치 선정으로 상대 공격수에게 공이 투입되지 않도록 잘 막았다.
하지만 후반 27분 이후 김민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부상에서 막 돌아온 ‘파트너’ 우파메카노가 관리 차원에서 교체됐기 때문. 토마스 투헬 감독은 우파메카노를 불러들이고 콘라트 라이머를 투입했다. 대신 중앙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가 센터백 역할을 맡았다.
김민재가 실점를 내준 상황은 2-0으로 앞서며 이어진 후반 추가시간 발생했다.
그런데 김민재의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렸다. 후반 중반 이후 교체 투입된 바캄부의 속도가 워낙 빠르기도 했지만 김민재가 어깨 싸움조차 하지 못한 채 속도 경쟁에서 뒤처진 건 극히 이례적이었다.
결국 바캄부는 별다른 방해를 받지 않고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바이에른 뮌헨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는 이미 체력적인 부담이 큰 스케줄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재는 이번 갈라타사라이전을 포함해 2023-2024시즌 공식전 16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중 12차례 풀타임을 소화했고 출전 시간은 1363분에 달했다. 중앙 수비수라고 하지만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민재는 이미 지난 도르트문트전에도 얼굴을 찡그리며 종아리 스트레칭 하는 등 불편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이날도 다리를 만지고 굳은 근육을 풀려는 동작을 취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이러한 여파가 바캄부의 실점 장면서 나온 것이다.
김민재의 체력이 제대로 갈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혹사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 회견에서 토머스 투헬 감독은 다소 유체이탈과도 같은 발언을 남겼다.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민재의 혹사는 이어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투헬 감독은 부상서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다요 우파메카노를 빠르게 복귀시켜 기용했다. 그는 "팀 닥터가 그가 아직 뛸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후반전에 우파메카노가 뛸 때는 심장 마비가 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우파메카노는 평소 잔부상이 많은 선수로 알려졌다. 이런 선수가 완전히 회복하기 전에 당겨 쓴 것은 선수 생명에도 타격을 갈 수 있는 선택이었다. 투헬은 "다가오는 리그 하이덴하임전에 우파메카노 기용은 지켜봐야겠다. 아마 선수 몸 상태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우파메카노가 하이덴하임전에 빠지면 자연스럽게 김민재의 선발은 사실상 확정이라는 것. 투헬 감독은 우파메카노에 대해 "3일에 한 번 경기를 뛰면 다시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으나 김민재는 이번 시즌 단 한 경기를 빼고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부상서 돌아와 제 컨디션이 아닌 우파메카노도 우파메카노지만 연속 경기로 혹사를 당하고 있는 김민재의 컨디션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투헬 감독의 축구가 중원서 수비진 보호가 없어서 김민재에게는 체력적 부담이 과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서 우파메카노의 부상을 염려해 리그전에 빠질 확률이 높아지면서 김민재는 다시 한 번 부담을 떠안게 됐다. 더구나 하이덴하임전에서 우파메카노가 빠지면 전문 수비수가 아닌 선수와 호흡을 맞출 확률이 높다. 독일 '스포르트1'은 "아마 레온 고레츠카와 김민재가 중앙 수비 조합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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