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과 대결, 특히 원정에서는 선수의 테크닉이 생명. 근데 이강인을 기용 안 해? 말이 되냐".
PSG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 시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4차전 AC 밀란과 맞대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공식전 5연승이 끊긴 PSG는 승점 6(2승 2패)에 머무르며 조 2위로 내려앉았다. 대신 도르트문트(승점 7)가 다시 1위로 올라섰다.
PSG로선 '죽음의 조'에서 생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PSG는 1차전에서 도르트문트를 2-0으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뉴캐슬 원정에서 1-4로 대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다행히 홈에서 밀란을 3-0으로 잡아내며 16강 진출 청신호를 밝혔지만, 밀란 원정에서 덜미를 잡히며 상승세가 꺾였다.
중원 싸움에서 압도당한 게 아쉬웠다. PSG는 점유율이 70%에 가까울 정도로 공을 오래 쥐고 있었지만,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비티냐-마누엘 우가르테-워렌 자이르에머리로 이뤄진 PSG 허리는 루벤 로프터스치크에게 활동량과 피지컬 모두 밀리며 쩔쩔맸다.
이날 선발서 제외된 이강인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부상 우려가 있었다. 레퀴프는 경기를 앞두고 "이강인이 AC밀란전을 앞두고 가진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이강인은 벤치서 시작했다.
이날 이강인이 교체 투입된 이후로 킬리안 음바페가 살아났던 것을 생각하면 부상 예방 차원이지만 선발 기용의 패착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 실제로 이강인은 밀란전서 PSG 데뷔골, 리그 브레스트전서 첫 도움, 몽펠리에전서 리그 1호골을 터트리면서 물오른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었다.
실제로 이강인은 후반 15분에 교체 투입된 후 날카로운 전진 패스로 PSG 공격에 활기를 더했다. 프리킥코너킥도 도맡았다. 1-2로 뒤진 후반 44분에는 이강인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빠른 몸놀림으로 지루를 제치고 왼발 슈팅을 날려 오른쪽 골대를 강타하기도 했다.
축구 통계사이트 소파 스코어는 이강인에게 평점 7.2점을 부여했다. 골대를 강타한 이강인은 이날 26개의 패스를 시도해 25개를 성공했다. 특히 이강인은 음바페 보다 평점이 높았다. 음바페는 평점 7.0점이었다. 말 그대로 이강인의 퍼포먼스가 증명된 경기였다.
경기 후 프랑스 국가 대표팀 출신으로 AS 모나코와 PSG서 활약했던 제롬 로텐은 엔리케 감독의 선발 기용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밀란전서 이강인 대신 비티냐가 선발로 나선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강팀과 대결에서는 무조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텐은 "(비티냐보다) 이강인이 더 뛰어난 선수이다. 특히 기술 측면에서 이강인이 훨씬 압도적이다"라면서 "이번 밀란전과 앞으로 하게 될 도르트문트전과 같이 상대가 강팀이면서 압박을 잘할 경우는 무조건 탈압박이 뛰어난 이강인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인에 대해 로텐은 "원정 경기는 항상 어렵다. 상대의 압박에서 공을 지켜야 하고 상대를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강인이 교체로 들어와서 보여준 압도적인 테크닉을 보라"라면서 "무조건 이강인을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고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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