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도 지쳤다.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이젠 한계에 부딪히기 직전으로 보인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오전 5시(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갈라타사라이를 2-1로 꺾었다.
조별리그 4전 전승을 기록한 뮌헨은 승점 12를 기록했다. 이로써 조 1위 자리를 확정 지으며 일찌감치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조 2위 코펜하겐(승점 4)과 격차는 8점까지 벌어졌다.
해리 케인이 해결사였다. 뮌헨은 전반 38분 자말 무시알라의 부상 악재가 겹치며 고전했지만, 후반 막판 케인의 멀티골로 승리를 따냈다. 케인은 후반 35분 머리로 한 골, 후반 41분 오른발로 한 골 넣으며 포효했다.
김민재도 선발 출전해 13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이날도 그는 부상에서 회복한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김민재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슬라이딩 태클로 공을 뺏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후로도 넒은 범위를 커버하며 상대 공격을 끊어냈다. 김민재는 한발 빠른 판단과 위치 선정으로 상대 공격수에게 공이 투입되지 않도록 막았다
다만 뮌헨 경기력 자체가 좋지 않았다. 때로는 수비진 전체가 흔들리며 갈라타사라이의 매서운 반격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풀백과 미드필더를 활용한 후방 빌드업 역시 매끄럽지 않았다.
파트너 우파메카노가 관리 차원에서 교체된 후 김민재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후반 27분 우파메카노를 불러들이고 콘라트 라이머를 투입했다. 대신 중앙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가 센터백 역할을 맡았다.
문제는 김민재 역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는 것. 사실 그는 지난 도르트문트전에도 얼굴을 찡그리며 종아리를 스트레칭하는 등 불편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도 다리를 만지고, 굳은 근육을 풀려는 동작을 취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결국 실점의 빌미까지 제공하게 됐다. 김민재는 후반 추가시간 세드릭 바캄부에게 속도 경쟁에서 패하며 추격골을 허용했다. 얼마나 지쳤는지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바캄부가 빠르기도 했지만, 김민재가 아예 속도를 내지 못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김민재는 올 시즌 뮌헨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모든 경기를 뛰고 있다.
뮌헨 유니폼을 입고 뛴 시간만 1300분이 넘는다. 올 시즌 리그 10경기에서 869분, DFB-포칼 1경기 90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경기 360분, DFL-슈퍼컵 1경기 44분을 뛰었다. 총합 1363분. 혹사 수준이다.
어찌 됐건 아쉬운 수비를 보여준 만큼, 김민재도 혹평을 피할 순 없었다. 독일 '아벤트자이퉁'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하킴 지예흐를 상대로 태클을 성공했다. 중앙에서 괜찮은 실력을 발휘했지만, 실점 장면에서는 너무 느렸다"라며 평점 4점을 줬다.
'RAN' 역시 "김민재는 하프타임 직전 마우로 이카르디에게 당할 뻔했고, 커버가 너무 늦었다. 그 외에는 상대와 경합에서 강력했고, 상대 역습을 번번이 막아냈다. 그러나 실점할 때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라며 평점 4점을 매겼다. 독일식 평점에선 1점이 최고점, 5점이 최하점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