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탓이다."
'베테랑' 최철순(36, 전북현대)은 '충격패'에 변명하지 않았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8일(이하 한국시간) 싱가포르 잘란베사르에 위치한 잘란베사르 스타디움에서 라이언시티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4차전을 치러 0-2로 패했다.
이날 결과로 전북과 라이언시티는 나란히 2승 2패, 승점 6으로 동률을 이뤘다. 다득점에서 한 골 앞선 전북이 일단 한 계단 위인 2위에 올랐다.
전북은 전반 22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지브코비치에게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헌납했다. 이후 후반 10분에도 지브코비치에게 또 한 골을 내줬다. 결국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경기 후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우리가 원하는 바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 도중 부상, 선수단 피로도 등이 그렇다. 라이언시티가 오랜 기간 동안 공식 경기를 가지지 않아 산뜻한 상태로 경기했다. 그렇지만 그들이 원하는 경기를 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대로는 흐르지 않았다”라고 아쉬워했다.
‘전북 베테랑’ 최철순은 “중요한 경기에서 져 많이 아쉽다. 오랜만에 경기 뛰었는데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팬들에게도 죄송하다. 그라운드 내에서 분위기를 다잡도록 도와줘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날 전북에 불리한 점이 있었다. ‘전주성’에서 항상 천연잔디 위에서 뛰던 선수들은 라이언시티의 인조잔디에 빠른 시간 적응하며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홈팀에는 대단한 이점이지만 전북엔 악조건인 것이다.
하지만 최철순은 “천연잔디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탓이다. 라이언시티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을 만들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선임인 저부터 더 노력해야 한다. 앞장서야 했는데 죄송하다”며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경기를 뛰면 선수들의 피로도는 올라간다. 잘할 수 있단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제가 해야 했는데 제대로 못했다”라고 자신의 탓을 했다.
후반 중반이 넘어가자 큰 몸싸움이 아니었음에도 그라운드 위로 주저앉는 라이언시티 선수들이 있었다. 최철순은 “축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상황 나오지 않도록 저희가 먼저 잘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제 전북 앞에 남은 ACL 조별리그 경기는 2번이다.
조별리그 종료 후 각 조 1위 팀(동아시아 5팀, 서아시아 5팀)은 16강에 자동 진출한다. 권역별 각 조 2위 팀 중 상위 3개 팀도 16강행 티켓을 거머쥔다.
최철순은 “남은 2경기 다 잡아야 한다. 잘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이 다 같이 힘을 합쳐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다. 우승컵을 하나도 들지 못했다. 죄송한 마음뿐이며 말로 하는 것보다 경기장에서 뛰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