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 5000만 유로(약 702억 원)의 가치를 거의 증명하지 못했다."
독일 매체가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혹평을 내렸다.
김민재는 지난여름 '독일 챔피언' 뮌헨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에 도착한 지 한 시즌 만에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독일 무대 정복에 나섰다.
이적료는 무려 5000만 유로. 불과 1년 전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나폴리로 이적하며 남겼던 2000만 유로(약 281억 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PSG,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많은 팀이 영입 경쟁을 펼쳤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직접 움직인 뮌헨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독일에서도 적응 따윈 필요 없었다. 김민재는 세리에 A 입성과 동시에 최우수 수비수를 수상한 선수답게 곧바로 뮌헨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았고, 언제나 팀 후방을 지키는 중이다.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번갈아 쓰러져도 김민재만큼은 든든히 수비진을 이끌었다.
이젠 김민재 없는 뮌헨 수비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실제로 그는 올 시즌 뮌헨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15경기에 나섰고, 지난 5일 도르트문트와 '데어 클라시커'를 포함해 12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출전 시간은 어느덧 1200분이 넘었다. 김민재는 올 시즌 리그 10경기에서 869분, DFB-포칼 1경기 90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3경기 270분, DFL-슈퍼컵 1경기 44분이나 뛰었다. 총 1273분. 사실상 혹사에 가깝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단단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자르브뤼켄과 DFB-포칼 경기에선 다소 흔들리긴 했지만, '최대 라이벌' 도르트문트 공격진도 완벽히 막아내며 팀의 4-0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독일 국가대표 공격수 니클라스 퓔크루크도 김민재에겐 힘과 속도 모두 밀리는 모습이었다.
칭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간혹 로타어 마테우스처럼 비판을 제기하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김민재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디렉터는 "김민재는 축구와 훈련에만 집중하는 훌륭한 선수다. 그를 데려온 것은 행운이다. 그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고 기뻐했고, 현지에서도 그를 '괴물' 혹은 '기계', '로봇' 등으로 칭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키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이 보기엔 김민재의 경기력이 영 미덥지 않은 모양이다.
키커는 뮌헨의 DFB-포칼 탈락 후 "뮌헨은 여름 이적시장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라며 "투헬 감독은 아마 더 많은 로테이션을 원했겠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는 지난여름 선수단 계획이 뮌헨의 가장 큰 실수이자 문제였음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뮌헨은 수비진 선수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론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의 부상 변수가 뼈아프긴 하지만, 김민재까지 중앙 수비수 3명으로 시즌을 치르겠다는 생각 자체가 문제였다. 벵자맹 파바르와 뤼카 에르난데스의 이적은 막을 수 없었다 치더라도 요시프 스타니시치까지 레버쿠젠으로 임대보낸 탓에 마땅한 백업 수비수조차 없다.
결국 홀로 건강한 김민재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있는 상황. 그는 대한민국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하고 있는 만큼, 체력적으로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키커는 "신입생들은 어떤가? 물론 케인은 정말 히트작이다. 하지만 김민재는 지금까지 자신이 5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받을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거의 증명하지 못했다"라며 트집을 잡았다.
사실 키커는 평소에도 김민재에게 박한 평가를 내려왔다. 그가 좋은 경기를 펼쳐도 짠 평점을 부여할 때가 많았다. 정확한 속내는 알 수 없지만, 김민재에게는 유독 높은 기준을 들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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