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LPL 팀들에 연달아 덜미를 잡히면서 무너졌던 기억은 확실하게 지워버렸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과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LPL 상대하는 T1의 저력은 완벽하게 달랐다.
LCK 최후 희망인 T1이 롤드컵 LPL과 다전제 무패 가도를 이어가면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LPL에서 징동 게이밍의 유일한 적수로 꼽히는 리닝 게이밍(LNG)도 T1의 4강 제물에 불과했다.
T1은 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3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8강 LNG와 경기에서 1세트부터 완벽하게 드래곤 오브젝트를 틀어쥐는 압도적 운영을 바탕으로 3-0 완승을 거뒀다. ‘페이커’ 이상혁은 오리아나-사일러스-아지르로 ‘스카웃’ 이예찬을 요리하면서 팀의 4강 진출을 견인했다. T1은 징동과 5전 3선승제를 통해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이로써 T1 LCK 팀들 중 유일하게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아울러 LPL 4강 구도를 저지하면서 LCK의 희망임을 입증했다. 반면 롤드컵 최초 한 지역 리그 4강 대진 완성을 노렸던 LNG는 드래곤 단 한 번을 챙기지 못하는 완패로 씁쓸하게 롤드컵 무대를 퇴장하게 됐다.
레드 사이드에서 1세트에 돌입한 T1은 후반 조합을 꾸린 LNG를 상대로 렐을 정글로 돌리고, 닐라-새나를 봇으로 선택해 한타 궁극기의 힘을 극대화한 조합을 꾸렸다.
초반 하나씩 킬을 주고받은 가운데 T1이 드래곤과 협곡의 전령을 사냥하면서 본격적으로 흐름을 틀어 쥔다. 여기에 미드 라인전에서도 페이커가 스카웃을 몰아치면서 승기를 잡았다.
드래곤 사냥 숫자를 어느덧 세 번까지 가져간 T1은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한 이후 바론까지 가져가면서 승리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마지막으로 LNG가 조합의 힘을 끌어내며 싸움을 걸었지만, T1은 에이스로 응징하면서 1세트를 손쉽게 정리했다.
T1의 탁월한 운영 능력은 2세트에서도 변함없었다. 선취점을 내준 LNG가 그웬-마오카이-제이스-아펠리오스-라칸으로 조합을 꾸리자, T1은 바루스-애쉬를 봇 듀오로 배치하면서 고난이도의 밸류 조합을 선택했다.
경기 초반 ‘페이커’ 이상혁의 귀환 실수로 퍼블을 내줬지만, T1은 첫 드래곤을 순조롭게 챙겼고, 전령까지 사냥하면서 스노우볼을 굴려나갔다.
두 번째 드래곤까지 가져온 T1은 미드 다이브를 통해 공세를 시작했다. LNG도 밀리지 않고, T1의 공세를 받아치면서 대치 구도를 유지했다. 제우스의 희생 당한 순간 세 번째 드래곤을 사냥한 T1은 네 번째 드래곤까지 접수하면서 여유있게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했다.
드래곤 오브젝트 싸움에서 일방적으로 우위를 가진 T1의 말끔한 운영에 휘말린 LNG는 장로드래곤을 취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지만, 에이스를 내주면서 결국 넥서스까지 내주고 말았다.
1, 2세트를 압도하면서 승수를 챙긴 T1은 매치 포인트의 방점 역시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흐름을 탄 T1은 제이스-아지르-바루스로 포킹 조합을 꾸려 한타에 무게감을 둔 LNG의 챔프들을 초반부터 두들겼다.
여기에 드래곤 오브젝트를 챙기는 리듬 역시 유지하면서 운영에서 LNG를 앞서나갔다. ‘오너’ 문현준과 ‘페이커’ 이상혁이 번갈아 LNG의 챔프들을 흔들면서 흐름을 틀어쥐었다. 세 번째 드래곤 사냥 이후 바론 버프를 두른 T1의 힘을 LNG는 막을 재간이 없었다.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한 T1은 LNG에게 시간을 주지 않았다. 26분 맹공을 펼치면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