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같은 편이라는 사실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보는 내내 편안함 그 자체였다. 라이너들을 살리고, 상대 정글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그의 플레이메이킹은 그야말로 믿음직스러웠다.
LPL 제패,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아시안게임까지 2023년 무패 가도를 걷고 있는 ‘카나비’ 서진혁은 LCK에게 벽같은 악몽이 될까.
스위스 스테이지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한 날 서진혁은 “올해는 출전한 대회들에서 다 우승을 해서 약간 ‘질 수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여유있는 웃음으로 이번 롤드컵 역시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스위스 스테이지를 끝내고 OSEN을 만난 ‘카나비’ 서진혁은 “빠르게 8강 녹아웃 스테이지를 결정해서 정말 좋다. 주어진 시간이 많다는 사실은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 아닌가. 그래더 더욱 만족스럽다”라고 부산행 티켓을 가장 먼저 확정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LPL 리그 내에서 숙적 LNG와 라이벌전을 승리한 것과 관련해 그는 “첫 판은 쉽게 이겼던 것 같다. 2세트는 밴픽 부분에서 선호하지 않은 픽을 하면서 너무 쉽게 경기를 내줬다. 하지만 마지막 판에서는 ‘기회가 없을 수 있다. 잘하는 것을 하자’고 생각하면서 경기가 잘 풀렸던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스카웃’ 이예찬을 상대로 킬을 올린 시점부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던 순간을 묻자 “팀원들에게 시야 없는 쪽으로 움직인다는 말을 했는데, 마침 운 좋게 ‘스카웃’ 선수가 혼자 옆에 있었다. 운이 좋았다”고 답했다.
LPL을 대표하는 간판 선수로 성장한 ‘카나비’ 서진혁이 리그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언어 습득. 그는 경기장 뿐만 아니라 일반 생활까지 동료들과 붙어 있는 만큼 타 리그의 적응을 위해 언어 습득은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LPL에 처음 왔을 때는 중국어가 부족해서 실수가 많았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같이 할 수 있는 팀원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중국어를 빨리 배워서 시즌에 임하는게 좋다. 한 마디라도 열심히 배워 리그에 적응할 수 있었던 같다.”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에 참가한 소회에 대해 “중국에서는 항상 응원을 받을 때 ‘짜요’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한국에서는 ‘파이팅’이라고 해주시는게 인상 깊었다. 특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올해 출전한 대회들에서 공교롭게 다 우승하면서 어떤 순간에는 ‘질수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질 수 있다. 8강부터는 패하면 탈락이라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준비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 꼭 우승까지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