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1번 시드의 위상은 무참히 구겨졌다. 중국 LPL 빌리빌리 게이밍(BLG)이 잘한 것인가. 젠지가 부족했던 것일까.
스위스 스테이지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한 뒤 생긴 열흘 간의 휴식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스코어’ 고동빈 감독은 8강 탈락의 책임을 오롯이 자신에게만 돌렸다.
젠지는 3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8강 빌리빌리게이밍(BLG)과 경기에서 1, 2세트 상체 주도권과 소극적인 운영으로 끌려가며 0-2로 몰렸으나, 3세트부터 ‘도란’ 최현준과 ‘쵸비’ 정지훈이 상체 캐리의 정수를 끌어내면서 2-2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결국 5세트를 패하면서 2-3 한점차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이 패배로 젠지의 2023 롤드컵 여정은 8강에서 마침표를 찍게 됐다. 반면 BLG은 4강에 오른 두 번째 팀이 됐다. 아울러 첫 4강 대진은 LPL팀인 웨이보와 BLG의 대결로 확정되면서 결승의 한 자리 역시 LPL에게 돌아갔다.
경기 후 스크럼 인터뷰에 나선 고동빈 감독은 어색한 미소로 말문을 열며 패전의 아쉬움을 곱씹었다. 1, 2세트 밴픽과 진영 선택에 대한 날선 질문들에 대해 그는 자신에게 책임을 돌렸다.
“1, 2세트는 우리가 준비해왔던 조합들이 안 좋게 풀렸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폼이 좋았음에도,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 돌이켜보면 유연하지 못한 조합이었다. 그런 점을 풀어내지 못한 감독인 내 잘못이 컸다. 2세트는 밴을 준비한 부분에서도 레드쪽으로 가보다. 전체적인 밴픽을 맞춰보기 위해 레드로 갔다. 1, 2세트 모두 난이도가 높았는데 상대 챔프 중 하나인 레나타를 상대로 준비한 부분이 미흡했다.”
LCK 1번 시드이자 스위스 스테이지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우승후보 꼽혔던 젠지. 4강행이 좌절된 것에 대해 그는 “우승후보로 꼽혔던 만큼 더 높은 곳에 가고 싶었다. 갈수 있다고 믿었다. 빠르게 탈락해서 너무 아쉽다. 보여주지 못한게 많아 더 아쉽다”고 말끝을 흐렸다.
덧붙여 그는 “젠지라는 팀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보다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국제대회를 출전할 때마다 빠르게 탈락했다. 전체적으로 국제대회를 나갔을 때 빠르게 탈락했다. 국내 대회를 준비할 때와 해외 대회를 준비할 때의 차이를 고려해야 하는데, 그 점에 대해 부족함을 느낀다. 선수들이 열심히 했고, 그로인해 좋은 결과를 예상했는데. 이번 결과는 감독인 내 탓이다”라고 씁쓸해 했다.
끝으로 고동빈 감독은 “젠지는 언제나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아쉽게 끝났지만,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인터뷰를 정리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