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죄송하다."
자신만만하던 에릭 텐 하흐(5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맨유는 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리쉬 풋볼 리그(EFL)컵 4라운드(16강)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디펜딩 챔피언' 맨유는 홈에서 10년 만에 뉴캐슬에 무릎 꿇으며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 시즌 결승에서 맨유에 덜미를 잡혔던 뉴캐슬은 복수에 성공하며 8강에 올랐다.
아무리 로테이션을 가동했다지만, 너무나 무기력한 패배였다. 맨유는 전반 27분 미겔 알미론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고, 루이스 홀과 조 윌록에게 연속골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맨유 팬들도 분노를 참지 않았다. 팬들은 후반 35분쯤이 되자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0-3 패배란 결과를 맞게 된 올드 트래포드는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텅텅 비어갔다.
경기 전 텐 하흐 감독이 내비친 자신감과는 정반대였다. 맨유는 올 시즌 리그 10경기에서 5승 5패에 그치며 8위를 기록 중이지만, 그는 반등을 자신했다.
텐 하흐 감독은 "우리 모두가 바랐던 출발은 아니지만, 우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재능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단지 시간문제다. 꼭 올 것이다. 확신한다. 나는 이 선수들을 계속 믿고 있다.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낸 뒤에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럼에도 홈에서 또 한 번 무너진 맨유. 이번 패배로 맨유는 시즌 첫 15경기 중 8경기를 패했다. 1962-1963시즌 이후 최악의 출발. 맨유가 홈에서 3골 차 이상 연패에 빠진 건 1962년 10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경기 연속 졸전을 펼친 텐 하흐 감독은 고개를 떨궜다. 그는 "우리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 내가 책임져야 한다. 팬들에게 죄송하다. 우리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바로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텐 하흐 감독은 "우리는 빠르게 회복해야 한다. 토요일에 다음 경기가 열린다. 우리 기준을 높여야 한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맨유는 오는 4일 풀럼 원정에서 반등에 도전한다. 텐 하흐 감독은 "우리는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다. 선수들이 일어설 것이다. 그들은 단단히 뭉쳐있다"라며 "팀으로 해야 한다. 유일한 방법은 함께하는 것이다. 모두가 협력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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