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커리어에서 처음 있는 일"
단 페트레스쿠 전북 현대 감독이 단판 승부로 바뀐 FA컵 결승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전북 현대는 1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4강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3-1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제 전북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 중 승자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결승전은 제주 혹은 포항 홈에서 열린다. 전북이 결승에서도 승리한다면 통산 6번째 우승을 거두면서 수원 삼성(5회)을 제치고 FA컵 최다 우승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경기 후 페트레스쿠 감독은 "결승에 진출해 행복하다. 팬들과 선수들 모두에게 감사하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3일 후 원정에서 결승을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홈 앤 어웨이에서 갑자기 단판으로 변경돼서 아쉽다. 내 커리어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FA컵 결승은 원래 홈 앤 어웨이로 2경기 치러진다. 하지만 이번엔 지난 8월 열릴 예정이었던 4강전이 잼버리 사태와 태풍 '카눈' 여파로 급작스레 연기되면서 단판 승부로 바뀌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라 모든 게 미지수다. 아직 어디서 지낼지조차 모른다. 고민해야 한다. 이전에는 5명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는 게 고민이었는데 이젠 3일 만에 결승을 준비해야 하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팀 분위기가 잘 돌아가고 성과가 나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페트레스쿠 감독은 인천의 반칙 장면에서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전북이 경고를 두 장 받았고, 인천이 한 장 받았다. 4강전이고 한 번 열리는 경기라 이해는 되지만, 우리가 조금 과격하게 나가지 않았다. 상대가 그렇게 나오면 우리도 똑같이 해야 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북은 국내 선수들로만 선발 명단을 꾸렸다. 외국인 선수는 모두 빠졌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FA컵이 가진 중요성과 무게감을 더 잘 이해할 것이라 판단했다. 또 경기력도 더 좋을 것이라 기대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악감정은 없다. 향후 중요한 경기에서 그들을 기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제 결승전에 안착한 전북은 제주 또는 포항과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어느 팀이 더 까다롭냐는 질문에 "단판 승부고 결승이다. 이전 전적이나 까다로웠던 경험은 모두 무의미해진다. 잘 준비하겠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기를 뛴 선수들이 잘 회복하는 것이다. 좋은 방안을 찾아보겠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페트레스쿠 감독은 후반 17분 결승골을 포함해 날카로운 킥 실력을 뽐낸 백승호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백승호는 환상적인 선수다. 매번 이런 실력을 보여준다면 의심의 여지 없이 국가대표팀에 발탁돼야 하는 선수가 아닐까 싶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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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