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다움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아쉬움을 삼켰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4강전에서 전북 현대에 1-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이로써 인천의 사상 첫 FA컵 우승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인천은 지난 광주전에서 22세 이하(U-22) 자원을 7명이나 선발로 내세우며 이번 경기에 모든 초점을 맞췄지만, 결승 진출 길목에서 고배를 마셨다.
경기 후 조성환 감독은 "항상 홈이나 원정이나 많이 찾아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 앞에서 패배해 정말 죄송하다. 몸둘 바를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준비한 대로 최선을 다했다. 아쉬움이 남는 경기지만, 빨리 털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게 만회하는 길인 것 같다. 잘 준비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인천다움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실점 장면에서 전북이 마무리를 잘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실수로 실점 빌미를 내줬다. 굉장히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전반 막판 동점골을 터트린 제르소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그는 무고사, 에르난데스와 함께 인천 공격을 이끌며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으나 중요한 후반 승부에 함께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조성환 감독은 "제르소는 득점 장면에서 내전근을 조금 다친 것 같다.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인천은 이날 유독 날카롭지 못했다. 언제나 자랑하던 날카로운 역습도 무뎠고, 짧은 패스도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조성환 감독 말대로 '인천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조성환 감독은 "대거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 안배를 하긴 했지만, 토너먼트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체력 문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는 사소한 부분과 집중력이 결과를 바꿀 수 있다. 선수들에게도 강조했는데 심적 부담이나 실수로 결과를 헌납하게 돼 아쉽다"라고 되돌아봤다.
중원의 핵심 문지환도 후반 13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그는 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통증을 느낀 뒤 주저앉았고, 구급 차량에 실려 나갔다. 조성환 감독은 "문지환도 올 시즌 내내 탈장을 안고 경기 중이다. 오늘도 풀타임 소화는 힘들다고 봤다. 부상자 이탈로 인한 밸런스 붕괴나 어쩔 수 없는 전술적 수정이 잘 맞아 떨어지지 않은 경기였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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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