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에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아르센 벵거 전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보며 안쓰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벵거는 맨유가 맨체스터 시티에 0-3으로 패한 뒤 두 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맨유가 희망과 투혼을 잃었다고 믿는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10월 30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시티에 0-3으로 무릎 꿇었다. 경기는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로 관심을 모았지만, 90분 내내 맨시티가 몰아치다가 끝났다.
일방적인 승부였다. 엘링 홀란이 전반 24분 페널티킥 선제골과 후반 4분 헤더 득점으로 멀티골을 터트렸고, 필 포든이 후반 35분 쐐기골을 넣었다. 맨유는 무려 21차례(유효슈팅 10회)에 달하는 소나기 슈팅을 허용하며 안방에서 무너졌다.
과거 아스날을 지휘했던 벵거 전 감독은 라이벌 맨유의 추락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비인 스포츠'를 통해 "경기가 진행될수록 양 팀 간 격차가 점점 더 커졌다. 결국 맨유 같은 빅클럽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왜냐면 그들에겐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벵거는 "기본적으로 어디부터 개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이 팀은 자신감과 능력, 심지어는 정신력마저 잃어버렸다. 오늘 모습은 맨유의 위대한 투지가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전술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벵거는 "맨유가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지점은 무엇보다 선수 개인의 능력이다. 그리고 오늘 맨유가 후방에서 빌드업하기엔 아주 형편없다고 느꼈다. 그들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때 골키퍼에게 너무 많이 백패스했다. 그러면 팀 전체가 불확실해지고 자신감이 부족해진다. 뒤에 두려움이 있다고 느끼고 공을 원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두 번째 문제는 공수 간격이 컸다는 것이다. 공격수들은 압박을 시도하고, 수비수들은 중앙선에서 20m 뒤에 있었다. 그렇게 되면 맨시티 같은 팀을 상대로 공을 뺏어낼 수 없다. 맨유는 충분히 촘촘하지 않았고, 개인 능력 차이도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벵거는 부정할 수 없는 일침을 날렸다. 그는 "오늘 밤 맨시티 베스트 11에 맨유 선수들이 몇 명이나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가? 이게 요점이다. 보통이라면 큰 경기나 더비 경기에서 서너 명은 데려갈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것이 기본적으로 맨유의 문제를 보여준다"라고 꼬집었다.
맨유가 에릭 텐 하흐 감독 부임 이후 쓴 돈을 생각하면 부끄러운 평가다. 맨유는 지난해 여름 텐 하흐 감독을 선임한 뒤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적시장에서 쓴 돈만 4억 파운드(약 6600억 원)를 훌쩍 넘는다.
맨유는 지난 시즌 안토니, 타이럴 말라시아, 카세미루,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를 영입하며 텐 하흐 감독의 입맛에 맞춰줬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메이슨 마운트, 라스무스 회이룬, 안드레 오나나를 데려오며 거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은 리그 5승 5패(승점 15)로 8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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