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둥'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국제 선수상'을 받았다.
AFC는 지난 달 3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2022 AFC 어워즈를 개최했다. 김민재가 ‘국제 선수상’을 수상했다.
김민재는 2015, 2017, 2019년에 해당 상을 수상한 손흥민에 이어 대한민국 선수 2번째로 권위있는 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 일본의 미토마 카오루를 제쳤다.
김민재의 수상 소식을 알리면서 AFC는 “그는 1990년 이후 SSC 나폴리를 첫 세리에 A 우승으로 이끄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김민재의 주가는 2021년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을 떠나 페네르바체(튀르키예)로 이적한 이후 급등했다. 나폴리는 튀르키예에서 김민재가 1년을 채 지내기도 전에 그의 영입을 빠르게 진행했다”며 “김민재는 나폴리 구단 사상 첫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함께했다. 또 나폴리가 33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른 2022-2023시즌 동안 33경기에 나서 16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2골 2도움도 작렬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 전북현대 모터스 FC 소속으로 김민재는 K리그1 2회 우승 경험도 있다. 2022카타르월드컵 땐 한국을 10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으로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김민재는 (카타르월드컵 때) 4경기 중 3경기를 소화했다. 이후 그는 뮌헨으로 이적을 확정했다. 또 2023년 남자 발롱도르 수상 후보 목록에 오른 유일한 아시아 선수이기도 했다”라고 했다.
AFC 설명대로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기복 없는 수비력으로 팀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독일 명문’ 뮌헨으로 이적했다.
뮌헨은 김민재를 품기 위해 나폴리에 바이아웃(최소 이적허용금액) 5000만 유로(약 711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시 뮌헨 구단 역대 이적료 3위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
나폴리에서 보여준 김민재의 활약을 보면 뮌헨이 그를 데려간 이유를 알 수 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리그 35경기에 나서 2골 2도움을 기록, 구단의 리그 최소 실점(28골)을 이끌어냈다. 35경기에 출전하며 3,05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당 태클 1.6회, 가로채기 1.2회, 클리어링 3.5회, 슈팅 블록 0.7회의 성적표를 작성했다.
평점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김민재는 2022-2023시즌 리그에서 평균 7.07의 평점을 부여받았다. 꾸준히 활약했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김민재는 공을 인정 받았다. 지난해 9월 세리에A 사무국 선정 이달의 선수상, 10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 영광을 안기도 했다.
리그 종료 후 ‘상’으로 또 한 번 능력을 인정받은 김민재다.
지난 6월 그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2018-2019 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 상이 우승팀 멤버에게 돌아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리에A는 김민재의 수상을 발표하면서 “멋진 데뷔, 축하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탈리아 매체 ‘투토 나폴리’도 김민재 소식을 전하면서 “김민재는 세리에 A 최고의 수비수”라고 치켜세웠다.
한국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김민재가 세리에 A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은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장면이었다. 그는 평생 기억에 남을 업적을 남겼다”고 축하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김민재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그는 부상으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단단한 수비로 후방을 지켰다. 그 덕분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했던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극적으로 잡아내고 16강에 오르며 '알 라얀의 기적'을 썼다.
김민재는 겹경사를 맞았다. 같은 날 앞서 2023 발롱도르 순위에서 22위에 올랐다.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지난해 축구계에서 김민재보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수비수는 없단 뜻이다.
1956년 시작된 발롱도르는 한 해 동안 최고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진다. 축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발롱도르는 2022년부터 시즌제로 바뀌었다. 평가 기준으로는 개인 성과가 가장 중요하며 소속팀 성과, 선수 클래스, 페어플레이가 그다음이다.
아시아 수비수가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선정된 것만 해도 새로운 역사다.
김민재는 아시아 선수로 유일하게 후보에 들었다. 또 아시아 수비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포함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발롱도르 후보에 올랐던 아시아 선수는 모두 공격수와 미드필더였다.
아울러 2002년 설기현, 2005년 박지성, 2019년과 2022년 손흥민에 이어 김민재는 4번째로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다. 설기현과 박지성, 손흥민은 공격수 또는 미드필더로 현역 시절을 보냈다.
한국 외 1998, 1999년 일본의 나카타 히데토시와 2007년 이라크의 유니스 마흐무드도 발롱도르 후보로 이름을 올렸었는데, 두 선수의 포지션은 각각 미드필더, 공격수였다.
김민재가 전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수비수란 것이 연일 입증되고 있다. 발롱도르 순위와 AFC 국제 선수상이 이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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