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런던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저메인 데포가 손흥민 우승에 대한 발언에 대해 무조건 동의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8일 손흥민은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를 마친 뒤 우승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았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대해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는 31살이고 경험이 많기 때문에 지금 당장 리그를 우승할 것이라고 이야기할 순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모두 겸손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모든 경기서 승점 3점을 따낸 후에 시즌 말이 되면 (우승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10경기 밖에 펼치지 않은 상황에서 손흥민의 반응은 당연하다. 그만큼 올 시즌에 얼마나 강한 집중력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상황.
손흥민의 반응에 토트넘 레전드인 데포는 동의했다.데포튼 140골로 토트넘 최고 득점자이자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9위(162골)에 올라있다.
데포는 "우선 당장 앞선 경기부터 승리를 거둬라"는 조언을 건넨 뒤 "아직 시즌 초반이고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고 했다. 이어 "(손흥민처럼)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지난 크리스털 팰리스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팬들이 리그 우승에 대한 꿈을 꿨으면 좋겠다. 무릇 축구 팬이라면 그럴 수 있다"며 리그 우승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수용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오랜 시간 팬들은 (우승이 없어) 고통받았다"며 "오늘은 팬들의 기대를 꺾지 않겠다"고 밝혔다. 팬들의 염원까지 가라앉힐 이유는 없다는 얘기다. 선수단만 신중하면 된다.
손흥민은 올 시즌 날카로운 결정력을 뽐내고 있다. 주장 완장까지 팔에 찬 그는 중앙 공격수로 변신을 마쳤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고 있는 '캡틴' 손흥민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더 놀라운 활약이다. 손흥민은 2022-2023시즌 스포츠 탈장과 안와골절 수술 등 부상이 겹치며 고생했다. 게다가 안토니오 콘테 감독 밑에서 수비적인 부담을 과도하게 떠안으며 골대에서 멀어졌다. 손흥민은 수비적인 전술로 인해 마치 중앙 미드필더처럼 뛰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손흥민은 리그 10골-6도움, 공식전 14골-6도움을 기록했다. 여느 선수라면 커리어 하이일 수도 있지만, 직전 시즌 리그 23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을 거머쥐었던 손흥민이기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 그 역시 스스로 "실망스러운 시즌"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다르다. 손흥민은 개막 전 각오한 대로 '모두가 알고 있던 쏘니'로 돌아왔다. 그는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아 맹활약을 펼치며 벌써 리그 8골을 몰아쳤다.
9월부터 펄펄 날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지난 4라운드 번리전부터 히샬리송을 대신해 원톱으로 출격했고, 4경기에서 6골을 쓸어 담았다. 번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더니 아스날전 멀티골, 리버풀전 선제골을 터트리며 득점 행진을 펼쳤다.
PL 9월 이달의 선수상도 손흥민의 몫이었다. 그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유나이티드), 훌리안 알바레스(맨시티) 등 쟁쟁한 후보를 모두 제치고 9월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개인 통산 4번째이자 약 3년 만의 수상이었다. 손흥민은 이달의 선수상만 4차례 받으며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폴 스콜스, 앨런 시어러, 프랭크 램파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뜨겁게 달아오른 손흥민의 발끝은 10월에도 식지 않았다. 그는 24일 열린 풀럼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이 2-0 완승을 거두는 데 1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손흥민은 예리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트렸고, 간결한 패스로 제임스 매디슨의 추가골을 도우며 시즌 1호 도움을 올렸다.
풋볼런던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 아스날, 리버풀과 비견되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토트넘의 우승 가능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게다가 토트넘이 지난 시즌 리그 8위로 마무리하며 부진했지만 올 시즌 개막 전 부임한 포스테코글루가 빠르게 팀을 재건하고 있는 모습에 팬들도 끊임없이 칭찬을 보내고 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