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기록 상 12명' 포항, 몰수패 위기?...연맹은 "해외 사례 참고해 신중히 결정할 것"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10.31 18: 00

포항 스틸러스의 교체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짧은 시간이지만, '공식 기록 상' 12명이 뛰었다는 점은 명백하다.
지난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1-1 무승부로 끝난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전북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에서 '교체 실수'가 발생했다. 프로축구연맹이 내릴 결론에 따라 경기 결과는 1-1 무승부에서 포항의 0-3 몰수패로 바뀔 수 있다.
0-0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전반 23분, 김용환이 김진수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발목에 통증을 호소했다. 포항은 김용환을 신광훈과 교체하려 했지만, 대기심이 들어 올린 교체판에는 김용환의 등번호 3번이 아닌 김인성의 번호 '7'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김인성은 계속해서 경기를 뛰었고, 이미 카트를 타고 나온 김용환은 벤치에 앉았다. 명백한 교체 오류가 발생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이 경기 전반 26분 김인성-신광훈의 교체 및 이후 두 선수의 경기 참가에 대해 1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대기심은 7번 김인성을 교체 아웃하고, 17번 신광훈을 투입한다고 교체판을 들었다. 교체표 및 공식 기록지에도 동일하게 기재했다.
물론 김용환은 부상으로 경기장 밖에 있었지만, 그는 공식 기록상 전반 32분에 교체됐다. 대신 김인성이 공식 기록상 전반 26분에 교체되고도 6분 가까이 경기장에 남아있었다. 포항 벤치가 실수를 저질렀고 이를 캐치하지 못한 심판진이 낳은 황당한 사건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대한축구협회(KFA)에 공시되어 있는 국제 축구 평의회(IFAB) 경기규칙 22/23 제3조 제3항 선수교체 절차 규정에 따라, 김인성과 신광훈은 ‘경기 출전 자격’이 없는 선수로서 경기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경기규정 제 33조 제2항에 따르면 경기중 무자격선수가 출장한 것이 발각된 경우, 경기를 속행하되 해당 선수는 퇴장되어야 한다. 이날 그러한 조치가 없었던 점을 두고 전북이 이의를 제기했다.
이로 인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오전 경기 평가위원회를 열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연맹 관계자는 30일 "오전에 평가위를 통해 해당 사항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지만,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는 대신 보다 신중하게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언제까지 결론 내린다고 말씀 드리기 어렵다"라며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지 기한을 정해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IFAB 경기 규칙서에는 '교체될 선수가 떠나기를 거부한다면, 경기를 계속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계속 경기를 뛴 김인성은 IFAB 규정상 문제가 없는 것이 된다. 그러나 신광훈이 그라운드에 투입됐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연맹 관계자는 "상벌위와 해외 사례를 참고하며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 우선 확실한 것은 포항이 제출한 교체 용지대로 교체가 진행됐으면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라며 신중하게 검토해 이번 일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공식 기록상 짧은 시간이나마 12명이 뛴 포항이다.
지난 2021시즌 30라운드 광주와 제주의 맞대결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 경기 광주는 경기 중 허용되는 선수 교체 횟수 3회를 모두 사용하였음에도 후반 47분 엄지성을 빼고 김봉진을 교체투입했고 연맹은 '2021시즌 K리그1 대회요강' 제20조 제2항 및 제4항을 근거로 들어 광주를 몰수패 처리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20조 제2항 및 제4항은 '공식경기에 무자격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되어 경기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클럽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경우, 무자격선수가 출장한 클럽이 0-3 패배한 것으로 간주한다'라는 규정이다. 이번 포항과 전북 경기에서 나온 '사고'를 연맹이 어떻게 처리할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reccos2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