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가 역대 최저 지명률을 기록했다.
‘도드람 2023-2024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30일 서울 메이필드 호텔에서 개최됐다.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는 42명으로 역대 공동 3위 기록했다. 하지만 7개 구단의 지명을 받은 선수는 20명밖에 되지 않아 취업률은 47.6%에 머물렀다. 2005-2006 신인 드래프트에서 기록한 56.3%(9/16)를 넘어서는 역대 최저 취업률이다.
대한항공에서 1라운드 지명권을 양도받았고 1~3라운드에 이어서 수련선수까지 지명을 한 삼성화재는 KB손해보험과 더불어 가장 많은 5명을 지명했다.
“신인선수들이 프로에 와서 바로 활약하면 좋겠지만 최근 대학선수들이 입단하자마자 확실한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한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아시아쿼터 영향이 있고 팀마다 굳이 신인을 선발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대학과 프로의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라고 역대 최저 지명률을 기록한 이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삼성화재와 마찬가지로 우리카드에서 양도받은 2라운드 지명권과 수련선수를 포함해 5명을 지명한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팀마다 많은 선수를 뽑았으면 좋았겠지만 배구 선배로서 안타깝다. 이번에 드래프트에 나온 선수들의 실력이 많이 예년보다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취업률이 저조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얼리 드래프트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명을 받은 20명의 선수 중 13명이 얼리 드래프트로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들이다. 1라운드에서는 7명 중 얼리 드래프트 선수만 6명이 지명되기도 했다.
얼리 드래프트로 좋은 선수들이 일찍 프로에 가면서 아마추어 배구의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후인정 감독은 “앞으로도 계속 얼리 출신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그러면 고등학교나 대학교 팀들의 수준이 점점 더 떨어질 것이다.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바꾸기 위해서는 프로구단이나 연맹이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얼리로 나오는 선수를 못나오게는 할 수 없다.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만 지명을 하면서 2명밖에 뽑지 않은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매번 말씀드리지만 저변확대가 정답인 것 같다. 유소년 배구에 투자를 하면서 배구를 즐기는 인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엘리트 체육으로 전환은 잘 안되는 것 같다. 일본에서는 프로에 오는 선수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신인이 오면 기본기부터 다시 가르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도자들이 더욱 분발하고 제도를 정비해서 아마추어 때부터 확실하게 배구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