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외국인 선수 지오바나 밀라나(25·등록명 지아)가 V리그 데뷔 후 최고의 활약으로 연승을 이끌었다.
지아는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 18점을 올리며 메가(22점)와 함께 40점을 합작했다. 정관장의 3-0(25-22, 25-21, 25-16) 완승을 견인었다.
이날 서브 에이스만 4개나 꽂을 정도로 강서브가 빛났다. 1~2세트 모두 지아의 서브 타임 때 경기 흐름이 정관장 쪽으로 넘어왔다. 블로킹도 1개 잡고, 리시브 효율 33.33%로 버티며 공수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난 26일 흥국생명전에서 3세트까지 극도의 부진을 보이다 4세트부터 살아나 리버스 스윕승을 이끈 지아는 그 기세로 이날도 펄펄 날았다. 아시아 쿼터 선수 메가와 함께 40점을 합작하며 양쪽에서 정관장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후 고희진 정관장 감독도 “지아가 정확하게 자기 역할을 해줬다. 지난 경기에 이어 오늘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 앞으로 시즌이 기대된다”며 “지아는 한국 리그가 처음인데 조금 예민한 부분이 있다. 경기가 잘 안 되면 스스로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그 부분을 지난 경기 4세트에 이겨냈고, 오늘 경기까지 이어졌다. GS칼텍스전 1경기만 부진했다. 1라운드에서 모든 팀과 한 번씩 붙어보면 그대로 탄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에도 “우리 지아 선수 많이 띄워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곧이어 인터뷰실에 들어온 지아는 “한 단어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감사함이다. 감독님, 코치님들이 인내심을 갖고 항상 제게 많은 응원을 해준다. 팀 동료들과 매일 훈련을 통해 열심히 준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흥국생명전 풀세트 2시간16분 대혈투 이후로 휴식이 이틀밖에 안 된 것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대답을 했다.
“미쳤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평소 아침에 눈을 뜨면 더 자고 …싶다는 생각보다 빨리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 그런 기대감이 내 삶의 원동력이다. 경기 중에도 흥미진진한 순간들이 많이 힘들지 않았다”는 것이 지아의 말이다.
부진을 딛고 대역전승한 흥국생명전이 좋은 계기가 됐다. 지아는 “그때 감독님이 3세트를 마친 뒤 ‘다른 선수로 교체해줄까?’라고 물으시길래 ‘난 준비됐다’고 말했다. 감독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나 스스로에게 충분히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훈련도 많이 했고, 나 자신을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날은 서브 에이스를 4개나 성공하는 등 강서브로 현대건설 리시브를 흔든 게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지아는 “오늘 서브는 이전과 많이 달랐다. 흥국생명전을 마친 다음날 아침 김정환 코치님께서 새로운 서브 방법을 알려줬다. 그 방법으로 연습을 많이 했는데 회전이 더 많이 걸려서 좋다”며 김정환 코치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전했다. 대혈투 다음날 바로 훈련을 할 정도로 지아는 배구에 미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