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는 ‘저리 가라’ 할 정도의 고난의 행군이었다. 가시밭길 대진으로 악운에 시달렸던 KT가 기어코 스위스 스테이지 생존 신고를 했다. KT가 LCK 멸망전서 또 한 번 디플러스 기아(DK)를 꺾고 부산에서 열리는 8강에 합류했다.
KT는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벌어진 ‘2023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9일차 5라운드 DK와 경기서 자신들의 시그니처 챔프들로 클래식 조합을 꾸려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 인해 KT는 LCK 팀으로는 세 번째, 전체 여섯 번째 8강행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롤드컵 8강은 오는 11월 2일부터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LCK 4번 시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DK는 스위스 스테이지 탈락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벼랑 끝 멸망전 답게 양 팀 모두 1세트부터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카드를 모두 꺼내들었다. 대표 시그니처 챔프로 조합을 꾸린 KT와 메타 챔프로 조합을 맞춘 DK의 1세트 초반 흐름은 DK가 협곡의 전령과 드래곤을 독식하면서 운영적 우위를 점했다. 글로벌 골드는 비슷하게 흘러가도 운영적으로 DK가 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허지만 26분 내셔남작을 둘러싼 대치 구도에서 KT가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한타에서 에이스를 띄우고 일순간에 흐름을 뒤집었다. 0-6에서 5-8로 킬 스코어를 좁힌 KT는 바론 버프를 두른 채 압박을 이어갔다.
이어진 장로 드래곤 한타에서도 에이스를 또 한번 해내면서 승기를 잡은 KT는 두 번째 바론 버프를 취한 뒤 여세를 몰아 DK의 안방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벼랑 끝으로 몰린 DK도 필사적이었더. 블루 사이드를 2세트 진영으로 선택한 DK는 초반부터 라인주도권을 내주면서 점점 패색이 짙어졌다. 글로벌골드 주도권을 틀어쥔 KT가 바론 버스트로 흐름을 이어가던 순간 DK는 한타에서 바론 버프를 취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왔다. 흐름을 탄 DK는 움직임이 살아나면서 스플릿을 하고 있던 '기인'과 '비디디'를 차례대로 제압하고 협곡 전반의 지배력을 키웠다. 두 번째 내셔남작의 바론 버프까지 DK에게 자연스럽게 연결됐고, 자신감이 붙자 세 번째 드래곤 스택 중첩까지 흐름을 끌고갔다.
유리한 상황에서 역으로 몰린 KT 역시 장기인 한타로 위기를 수습해나갔다. 두 번째 바론 버프를 두른 DK와 3대 3 동수싸움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KT는 세번째 드래곤 사냥 이후 바론 지역 한타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DK가 세 번재 바론을 챙겨갔지만, KT는 바론 둥지부터 미드 강가까지 이어 벌어진 한타에서 에이스를 띄우고 10-13으로 추격, 자신들쪽으로 흐름을 돌렸다.
위기를 넘긴 KT에게 실수는 없었다. 드래곤 한타에서 대승을 거둔 KT는 여세를 몰아 접전의 마침표를 찍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