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황희찬(27, 울버햄튼)이 리그 6호골을 작렬했다. 울버햄튼 창단 이래 홈에서 6경기 연속 득점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호평이 뒤따르고 있다. 페널티킥를 헌납한 '오점'도 공존했지만, 다소 억울한 판정이란 분석이다.
울버햄튼은 29일(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 영국 울버햄튼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뉴캐슬과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홈경기를 치러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결과로 울버햄튼은 3승3무3패, 승점 12로 리그 12위 제자리걸음을 했다. 뉴캐슬은 5승2무3패, 승점 17로 6위.
울버햄튼은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황희찬, 네투, 쿠냐, 아이트 누리, 트라오레, 르미나, 세메두, 고메스, 도슨, 킬먼, 조세 사(골키퍼)를 먼저 내보냈다.
이에 맞서는 뉴캐슬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고든, 윌슨, 알미론, 조엘린톤, 기마랑이스, 롱스탭, 번, 셰어, 라셀레스, 트리피어, 포프(골키퍼)를 먼저 그라운드로 내보냈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울버햄튼은 전방 압박을 거세게 시도했다.
하지만 뉴캐슬도 가만히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전반 7분 롱스탭이 울버햄튼 박스 안 오른쪽에서 반대 골대를 보고 낮고 빠른 슈팅을 날렸다. 이는 주먹 하나 차이로 골대 옆으로 향했다.
전반 10분 황희찬이 좋은 찬스를 날렸다. 아이트 누리가 화려한 개인기로 뉴캐슬 왼쪽 측면을 홀로 뚫었다. 수비 2명을 순식간에 요리하며 문전 가운데로 달려 들어가는 황희찬에게 공을 내줬다. 황희찬은 볼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해 슈팅까지 가져가진 못했다.
황희찬이 ‘도움’을 기록하나 싶었다. 전반 18분 아크 정면에서 홀로 있던 쿠냐를 보고 왼쪽에 있던 황희찬이 공을 툭 내줬다. 곧바로 슈팅이 나왔으나 공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뉴캐슬이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21분 윌슨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집념으로 공을 따내 골을 터트렸다. 그는 골키퍼 맞고 튕긴 볼을 보고 달려들어 오른발 슈팅으로 울버햄튼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7분 황희찬이 번뜩였다. 뉴캐슬의 왼쪽 측면을 허문 뒤 오른쪽에 있던 쿠냐에게 공을 내줬다. 하지만 슈팅에 정확도가 없었다.
울버햄튼이 동점골을 넣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전반 35분 르미나가 날아오는 공에 필사적으로 머리를 갖다 대 헤더골을 뽑아냈다. 도움은 네투가 기록했다.
황희찬이 아쉬운 움직임으로 뉴캐슬에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전반 45분 황희찬은 박스 안에서 공을 차려다 그만 상대 수비수 셰어의 왼발을 차고 말았다. 셰어는 그대로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찍었다. 키커로 윌슨이 나서 득점에 성공했다.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듯했지만 손을 스친 공은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중계카메라는 골 빌미를 제공한 황희찬을 비췄다.
전반전은 뉴캐슬이 2-1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 9분 울버햄튼이 교체카드를 꺼내 들었다. 트라오레를 빼고 토마스를 내보냈다.
후반 25분 황희찬이 프리킥을 유도 해냈다. 뚫리면 골키퍼와 1대1 찬스였는데, 라셀레스가 황희찬을 의도적으로 막아 세웠다. 프리킥이 선언됐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1분 뒤 황희찬이 동점골을 작렬했다. 고메스의 허를 찌르는 패스를 건네받은 황희찬은 상대 선수를 속인 뒤 박스 안 오른쪽 측면에서 총알 같은 슈팅으로 리그 6호골을 작렬했다. 그의 홈 6경기 연속골.
뉴캐슬이 선수교체에 나섰다. 후반 27분 알미론을 빼고 윌록을 그라운드로 투입시켰다. 울버햄튼도 후반 32분 햄스트링 부상이 의심되는 네투 대신 칼라이지치를 내보냈다.
양 팀은 후반 추가시간 8분을 사용해 결승골을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축구통계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이날 황희찬은 1득점을 비롯해 패스 성공률 86%(24/28), 기회 창출 2회, 페널티킥 허용 1회, 슈팅 정확도 100%(1/1), 터치 42회, 드리블 성공 75%(3/4), 롱패스 성공률 50%(1/2), 볼 뺏김 3회, 걷어내기 1회, 지상 볼 경합 성공 31%(4/13)를 기록했다.
경기 후 황희찬은 ‘BBC’를 통해 “페널티킥을 허용해 슬펐다. 그래서 팀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다. 전반전이 끝난 뒤 모두가 저에게 ‘넌 할 수 있어. 계속 가자’라고 말해줬다. 그들은 나에게 신뢰를 줬다. (후반전 때) 1골을 넣어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마무리된 후 페널티킥 판정에 대해 말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공을 걷어내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 공을 막는 것을 보았다. 그 후로 멈췄고, 상대 선수가 나를 건드린 것 같았다. 페널티킥은 아닌 것 같지만 윌슨이 득점에 성공했다. (그 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골을 넣어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황희찬은 “동료들과 팬들에게 고맙다”라고 했다.
BBC에 따르면 과거 토트넘에서 뛰었던 골키퍼 폴 로빈슨(44, 은퇴)도 "(황희찬이 페널티킥을 내줄 때) 접촉이 없는 것 같다"라며 "악의도, 의도도 없었다"는 의견을 냈다.
더불어 그는 황희찬의 골을 보고 “세상 모든 이가 황희찬이 (공을 한 번 접지 않고) 바로 슈팅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는 왼발로 공을 한 번 접은 뒤 가까운 골대를 보고 밀어 넣었다. 환상적인 마무리”라고 칭찬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구단에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남겼다. 1877년 구단 창단 이후 홈에서 6경기 연속으로 득점한 최초의 울버햄튼 선수가 됐다. 그는 에버튼(2022-2023시즌), 브라이튼,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아스톤 빌라, 뉴캐슬과 맞대결에서 차례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홈에서 골 기세가 무서운 황희찬에게 EPL은 "황희찬이 또"라며 감탄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