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가 승점 1점씩 나눠 가졌다.
전북과 포항은 2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전북은 공식전 4경기 무패(3승 1무)를 달리며 승점 53(16승 7무 13패)으로 4위 자리를 지켰다. 동시에 포항전 3연패를 끊어내긴 했지만, 승리에는 실패하면서 포항 상대 1무 3패로 이번 시즌을 마치게 됐다.
포항 역시 아쉽긴 마찬가지다. 갈 길 바쁜 포항은 승점 60(15승 15무 5패)에 머무르면서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울산(승점 67)을 바짝 추격하는 데 실패했다. 그 덕분에 울산은 29일 대구를 꺾으면 조기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게 됐다.
홈팀 전북은 4-1-4-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구스타보, 송민규-백승호-맹성웅-한교원, 보아텡, 김진수-박진섭-구자룡-정우재, 김정훈이 선발로 나섰다.
원정팀 포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이호재, 홍윤상-윤민호-김인성, 김종우-김준호, 심상민-그랜트-박찬용-김용환, 황인재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김기동 감독은 주중 있을 FA컵 제주 원정에 대비해 제카, 김승대, 고영준 등 주축 선수들을 아끼는 전략을 택했다.
전북이 포문을 열었다. 전반 2분 백승호가 박스 안으로 붙인 공을 보아텡이 머리에 맞췄다. 이 공이 포항 수비에 맞고 골문 앞으로 흘렀고, 구스타보가 발을 갖다 댔다. 하지만 슈팅에 힘이 실리지 않으면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골대가 전북의 선제골을 가로막았다. 전반 15분 구스타보가 박스 안으로 침투하며 수비를 끌어당긴 다음 뒤로 공을 내줬다. 이를 잡은 송민규가 반대편으로 뛰어드는 맹성웅을 향해 정확하게 크로스했다. 그러나 맹성웅의 인사이드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튕겨 나왔다.
포항이 예기치 못한 부상 변수로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전반 23분 김용환이 김진수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발목에 통증을 호소했다. 포항은 더 이상 뛸 수 없게 된 김용환을 불러 들이고 신광훈을 투입했다.
하지만 여기서 또 교체 선수 오류로 문제가 생겼다. 포항 측이 실수로 등번호 3번 김용환 대신 7번 김인성을 교체한 것. 결국 김인성은 그대로 한동안 경기를 뛰다가 전반 32분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포항은 그제야 김용환을 정식 교체하고 김승대를 투입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경기가 재개됐다. 전반 42분 포항이 아쉬움을 삼켰다. 우측을 파고든 김승대가 골문 앞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홍윤상이 이를 아웃프런트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포항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추가로 꺼내 들었다. 김기동 감독은 윤민호, 김준호를 빼고 고영준과 한찬희를 넣으며 득점을 노렸다.
선제골은 전북에서 나왔다. 후반 7분 맹성웅이 박스 안에서 홍윤상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구스타보는 침착하게 골키퍼를 속이고 리그 두 경기 연속 페널티킥 득점을 올렸다. 전북 선수단은 단체로 김진수의 득남을 축하하는 세레머니를 펼쳤다.
포항도 페널티킥으로 경기 균형을 맞췄다. 후반 22분 김진수가 이호재에게 반칙을 저지르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교체 투입된 제카가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1-1을 만들었다.
전북이 다시 앞서나가는가 싶었다. 후반 33분 그랜트가 박스 안에서 머리로 골키퍼에게 패스를 시도했다. 이를 박진섭이 달려들어 차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박진섭이 골키퍼 황인재가 잡은 공을 건드린 것으로 판정되면서 득점이 취소됐다.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다만 결과와 별개로 포항의 몰수패가 선언될 가능성도 있다. K리그 경기 규정 제33조 2항에 따르면 공식경기에 '무자격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되어 경기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클럽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경우, 무자격선수가 출장한 클럽이 0-3 패배한 것으로 간주한다.
김인성은 기록상 교체된 선수이기 때문에 '무자격선수'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지난 2021년 광주가 대기심의 실수로 교체 규정을 어기게 되면서 다소 억울하게 몰수패당한 전례도 있다. 일단 연맹 측은 "두 구단과 대기심, 관련자 의견을 다 들어본 뒤 판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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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